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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것은 운명에 맡긴다

신축 아파트 입주 후

by 가을밤

독일 자가 구매에 관한 해당 연재를 함께 해주신 독자 분들께 미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 글은 연재의 마지막화로, 신축아파트 매매 그리고 입주 후 마지막으로 체크할 점, 그리고 알면 좋은 점들을 소개한다.


앞으로도 독일 부동산에 대한 좋은 정보나 상식이 있다면 매거진 혹은 북을 통해 꾸준히 전달할 예정이다.




아파트 사전점검, 인수, 주방설치 그리고 입주까지 - 이 모든 과정을 마쳤다 할지라도 아래의 사항들은 여전히 진행 중일 수 있다.


# 은행대출 갚기

새 집에 이사까지 했지만 아직 여러분의 은행은 '대출을 갚으시오'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입주는 '인수(Abnahme)'이후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은행대출(원금)을 갚는 건 "일반적으로" 은행대출의 100%가 지불되었고+건축물 완공 단계가 100%에 달하는 즉시 시작한다. 완공단계 중 마지막 3-5%는 TÜV(시설점검협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다. 아파트 건축과 동시에 완벽하게 심사를 통과하는 곳은 흔치 않기에, 은행 대출이 모두 지불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원금을 갚을 수 없다.


다만 건축 초기, 즉 앞부분에 대출금을 쓰고 건축 마무리 단계에서 자기 자본금을 썼다면 대출금의 100%가 이미 지불되었을 것이므로 완공 100% 전이라도 융자를 갚을 수 있다. 이는 각자 상황에 맞게 은행과 조율을 하면 된다. 원금 갚는 날짜가 미뤄지면 계속 이자만 나가므로 썩 반길만 한 상황은 아니다.


# 100% 완공시기 체크

시설점검협회의 심사 기한은 빡빡하지 않다. 입주를 다 마친 건물인데 심지어 수개월, 수년 이상 심사가 중단될 수 있다. 건설사가 얼마나 빨리 잘 챙겨주느냐가 관건이다. 다세대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들이 입을 모아 Bauleiter(건축총괄)이나 Verwaltung(관리회사)에 자주 연락을 취하면 좀 앞당겨질 수 있다. 독일은 징징대는 사람은 쳐다도 안보지만 팩트를 가지고 계속 쪼거나 팔로업 하고 있다는 행동을 취하면 예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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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잘한 문제들

대부분의 신축 아파트 개런티는 인수 시점으로부터 5년이다. 신축 아파트는 이제 막 만들어서 시중에 나온 신상과 같기에 언제 어디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수리대상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벽에서 나타나는 Haarriss(가느다란 균열)이나 건물 높이가 수 십 년에 걸쳐 10mm 정도 내려앉는 현상은 건물이 단단하게 자리 잡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것이다.


집 안에서 나타나는 시설이나 퀄리티의 문제는 개런티로 서비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블라인드 고장, 집 안의 비정상적인 습도, 바닥재의 불균일함 등은 5년 이내에 입주자 과실이 아니라면 언제든 건설사에 연락하면 된다. Verwaltung(관리회사)가 있다면 가벼운 고장은 Hausmeister(하우스마이스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쨌든 수 십 년 이상 안정된 기존의 건물보다는 신경 쓸 부분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러 신축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주방은 주방회사의 개런티를 따른다.


# 이웃과의 소통

단독주택이 아닌 이상 집만큼이나 중요한 게 이웃이다. 집이 아무리 대궐 같아도 이웃과 트러블이 있다면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웃은 내가 고를 수 없으니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중요한 점은, 이웃과 대단히 잘 지내려 하기보다 '찌푸릴 일을 안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매거진 일기장의 '굴러들어 온 돌과 박힌 돌' 글을 보신 독자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일이 외에도 이웃과 어려웠던 경우가 많았다. 특히 소음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신축 아파트는 구축에 비해 방음이 잘 되는 편이지만, 어떤 경우에서든 다세대 아파트에서는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아무리 내 집이어도 옆, 위, 아래에 타인이 있다는 걸 항상 명심하고 Ruhezeit(정숙시간)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경찰, 관리회사 또는 정기 집주인모임(Eigentümerversammlung)에서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할 수 있다.


연재 초기에도 언급했듯 독일 부동산은 투자목적보다 실거주 목적이 많고, 한 번 입주하면 굉장히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기에 불편한 일은 가능하면 애초에 예방하는 편이 좋다.




자기 집이고 집과 건물에 애정이 있다면 이웃도 나와 잘 지내고 싶어 하기에 웬만하면 대화가 통할 것이다. 같은 건물 혹은 단지 거주민들과 와츠앱 단톡방을 만들어 함께 정보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일에 내 집이 생겼다> 연재 끝]



제목, 본문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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