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아파트 사전점검
독일 신축 아파트도 한국처럼 입주 전 '사전점검'을 한다.
정확히는 이사들어오기 전 두 번의 인수단계를 거친다. 첫번째는 완공 직전에 하는 것으로, Abnahme(인수)에 vor(이전)를 붙여 'Vorabnahme(사전인수/선인수)'라 부른다. 두번째 인수가 최종 인수에 해당하는 Wohnungsabnahme(아파트인수)다. 최종인수가 끝난 집은 언제라도 이사들어올 수 있다.
*주방은 최종인수까지 마친 뒤 설치하는 게 좋다.
사전점검은 부동산과 새 집주인, 혹은 건설사와 집주인이 만나서 진행된다. 신축이고 첫 이사라 할지라도 만약 월세입자로 들어간다면 사전점검이 생략된다. 소유주가 바뀌는 게 아닌데다, 가벼운 문제나 기존에 있던 하자는 열쇠를 넘겨주는 당일에 작성하는 프로토콜에 적으면 된다.
사전점검 당일 건설사 프로젝트 담당 직원, 건축총괄, 그리고 집 주인이 동행하여 집을 둘러보게 된다. 이 날은 빈 손으로 가지말고 아래 물건들을 챙겨가면 좋다.
집 도면, 아파트 전체 도면, 옵션 선택지 최종버전, 전기 도면, 콘센트 도면, 긴 줄자, 메모할 것
내 집 뿐만 아니라 구매한 아파트 단지에 포함된 부분이나 입주민 공동 사용공간도 체크한다. 공용공간은 단지 내 시설, 아파트 출입문, 계단, 지하주차장, 자전거 주차장, 창고, 엘리베이터, 환풍 시스템 등이 약속대로 지어졌는지 확인한다. 공용공간은 개개인 집주인 이외에 TÜV(시설점검협회)의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집주인보다 건설사가 더 신경쓰는 부분이다.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건설사는 집주인들에게 마지막 잔금3~5%을 받지 못한다.
내집에 관련된 부분은 공용공간의 두 배 이상으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해야한다. 특히 집 안 모든 콘센트의 개수와 위치가 올바른지(시공 중간에 변경 및 추가 가능하며 '옵션'에 들어간다),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는지 핸드폰 충전기를 꽂아서 확인 해본다. Sonderwunsch(옵션)으로 선택한 자재나 모델이 알맞게 구현됐는지 확인한다. 집 안에 있는 모든 창문 및 Rolläden(전기블라인드)가 작동되는지 본다.
특히 매끈한 벽을 옵션으로 선택했을 경우, 페인트칠이나 마무리가 매끈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도 즉시 체크하여 최종 인수일까지 수정해달라고 해야한다. 수정이나 재점검 할 부분은 마스킹 테이프로 표시하고 사진을 찍어 프로토콜(보고서)에 작성한다. 보고서는 건설사 담당자가 작성 해준다.
나는 바닥재, 벽, 콘센트 위치와 개수, 타일, 몰딩, 세면대 변경 등을 옵션으로 추가했기에 확인할 게 많았다. 좋았던 점은 건설사 직원들이 하자에 대해 핑계를 대거나 편파적인 말을 하지 않고, 문제없이 수정 해놓겠다고 한 점이다.
프로토콜에 적힌 부분은 최종 인수일까지 완벽히 수정해서 집주인의 확인을 받아야 건설사도 열쇠를 넘겨줄 수 있다. 그러니 사전점검일에 최대한 매의 눈으로 많은 하자를 찾아내는 게 좋다. 물론 사전점검날 이미 완벽하면 금상첨화지만 쉽지 않다.
한국과 독일 아파트 입주의 다른 차이점으로는 한국은 아파트 단지 전체가 완공된 후 입주를 하는 반면, 독일아파트는 최종인수만 마치면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입주시기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내집이 가장 먼저 완공됐다면 입주해서 다른 동들 지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발코니에서 공사장 먼지를 마시는 건 덤이다. 또는 단지형태가 아니라 한 두 동의 아파트가 전부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최종 인수 후 바로 들어가지 않고 텀을 두는 편이다. 우리 아파트는 단지가 좀 큰 편인데, 그 중에서 우리 건물이 가장 늦게 완공되어 다행이 먼지 뒤집어 쓸 일은 없었다. 또한 건물이 완공 되었더라도 조경, 보도블럭, 주소분배, 우편함 등은 늦게 들어올 수 있으므로 가능한 늦게 입주하는 편이 좋다.
신축 아파트의 주소는 구글등록이 안 되어 있으므로 초기에 택배를 못 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 적어도 한 달은 지나야 택배기사들에게도 주소가 공유되고 익숙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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