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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내 괜찮은 이사업체 찾기

이사업체 찾고 계약하기

by 가을밤

집의 최종인수(Abnahme)까지 모두 마치고 이사할 준비가 완료되었다면, 이제 이사업체를 찾을 차례다.

먼저, 이사할 집과 멀지 않고 짐도 많지 않다면 업체이사는 사치다. 독일에서는 '이사 세 번 하면 파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체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100km 이하 거리에 박스 20개 정도는 지인의 도움을 받거나, 운전기사와 헬퍼만 예약하여 진행하는 게 가장 가성비가 좋다. 운전기사와 헬퍼는 독일당근 '클라인안짜이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짐도 많고 거리도 멀고, 무엇보다 파손될 위험이 있는 가구가 많다면 업체를 쓰는 편이 좋다. 독일의 이사업체는 학생들이 용돈벌이로 하는 간이업체부터 베테랑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대형업체까지 매우 다양하다.


여태까지 나는 9번의 독일 내 이사 중 업체를 3번 썼는데(나머지는 직접 하거나 헬퍼서비스 이용), 그중에 정말 만족스러웠던 업체가 있었다. 업체이름은 언급하지 않지만 좋은 업체를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20200316_082131.jpg 이사당일 업체에서 해체한 가구들



# 가능한 업체 필터링

독일이사업체는 체인이 많지 않을뿐더러, 주소에 따라 진행 가능한 업체 개수가 한정적이다. 모든 계약을 찾아주는 웹사이트(하단 스토리 참고)에서 Umzug(이사) 탭으로 가서 이사 일정이나 정보를 입력한다. 그러면 수 일 내로 진행이 가능한 업체들에서 컨택이 올 것이다.

https://brunch.co.kr/@nomad-lee-in-eu/22


# Besichtigung(시찰) 및 Angebot(견적) 요청

컨택 온 업체들은 조건만 맞다면 모두 이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곳들이다. 이 중 최소 2개 이상의 업체와 Besichtigung(시찰)을 하고 이사견적을 요청한다. '시찰'이란 집을 보여주고 가져갈 물건과 크기를 업체에 알리는 과정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업체직원이 집에 직접 방문했으나 최근에는 비디오챗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집 이외에 지하실 물건까지 전부 보여줘야 한다.


# 견적 세부내용 확인하기

견적을 받으면 최종가격만 체크하지 말고 반드시 '세부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업체에 따라 뭉텅이로 '전체 이사비용 얼마' 이렇게 견적을 주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이사 당일 이것저것 추가하거나 구두로만 얘기하고 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선 '종이에 적지 않은 모든 내용은 효력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나는 최대한 세세하게 가격을 나눠서 제시한 업체를 선호한다. 적어도 이동비/인건비/차량크기/이사시간/박스개수/특수포장여부/가구조립여부 정도는 표시되어있어야 한다.


# 도보거리/이사차 주차비용 그리고 전문가들의 경력

여기서부터는 디테일이다. 견적에 쓰여있지 않다면 구두나 이메일로 반드시 문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이사업체는 '이삿짐차로부터 집까지의 거리'를 미리 산정해 둔다. 예를 들어, 주차장으로부터 집 현관문까지의 거리 25m까지는 견적에 포함, 그보다 멀면 50m마다 50유로가 추가되는 식이다.


이삿짐차를 주차하는 공간은 원칙적으로 이사 당사자인 고객이 마련해야 한다. 관청에 이사일정을 알리고, 집 앞에 화물차만큼의 공간을 만들고 'xx월 xx일 xx시부터 xx시까지 주차금지' 표지판을 두 개 세우면 된다. 매우 번거롭고 귀찮지만 직접 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사업체에 위임하면 최소 120유로 이상 든다. 나는 가장 최근 이사에서 직접 설치하여 총 20유로에 해결했다.


그 외엔 업체 전문가들의 경력도 알면 도움이 된다. 이사업체 중 불법근로자를 고용하는 곳들도 있으므로 '모든 직원이 정식 등록이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경력은 얼마나 됐는지 물어본다. 내 경험으로는 불법근로자가 없는 업체이고, 직원들이 회사 규모의 대형이사를 많이 해 봤다면 믿고 맡길만하다. 전문가의 경력은 특히 가구조립과 안전성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베테랑들은 보험 처리할 일 없도록 처음부터 고객 집의 벽이나 바닥을 철저히 보호하고, 가구도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해낸다.


20200316_072136.jpg 이삿짐차 주차공간. 고객이 직접 확보하는 게 원칙이며, 수수료를 주고 업체에 위임할 수도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독일 이사는 돈이 정말 많이 든다. 20평 남짓 크기의 집을 기준으로 500km 이사에 4000유로(560만 원), 800km 이사에 4500유로(630만 원)가 들었다(심지어 짐 싸고 푸는 건 직접 했다). 800km 이사는 가구를 거의 다 버려서 박스만 들고 왔기에 비용차가 크지 않았지만, 만약 전부 다 들고 왔다면 800만 원 이상 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어차피 비싼 이사 할 거라면, 업체를 찾을 때부터 꼼꼼하게 제대로 찾아서 뒤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제목 및 본문사진: 직접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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