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비행 교관이 되다!
미니멈(Minium)!
랜딩(Landing)!
.
..
항상 내가 했던 콜아웃 소리가 내 좌측 귀에서 들린다.
나는 대답한다.
“롸져(Roger)”
좌측석(기장석)에 앉아 계신 평가 기장님(DLCP)께서 금일 비행의 PIC(Pilot In Command)이시자 우측석(부기장 석)에 앉아 비행하는 나를 평가하시기 때문에 최종 착륙의 결정을 하신다.
교관이 되기 위한 훈련의 마지막 평가 비행이다.
교육 비행 횟수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기장이 되기 위해 훈련을 받았던 시간이 벌써 5년이나 지나버렸던 터라 훈련생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 느낌이 새로웠다.
더구나 그동안 기장석인 좌측석에서 비행하다 다시 우측석에 앉아 비행을 하니(기장석에서 왼손으로 잡았던 조종간과 쓰로틀(Throttle)을 부기장석에서는 좌, 우를 바꿔 잡아야 하니 마치 오른손잡이가 밥 먹을 때 사용했던 숟가락질을 왼손으로 바꿔서 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부기장 시절엔 왼손잡이(우측석에서 비행)였지만 말이다~^^)
평소 내가 조종했던 비행기가 아닌 다른 비행기에 앉아 있는 다소 어색(?)한 느낌도 들었다. 물론 금방 다시 적응을 하긴 했지만~
기장이 되기 전에는 오랜 시간을 우측석에서 익숙하게 비행했는데, 기장이 되고 나니 그걸 금세 까먹고 좌측석에 앉아 비행하는데 적응해 버렸었으니~
“역시 사람의 몸은 간사하구나 싶으면서도 적응의 동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올바르게”
20여 년 전 공군에서 비행 훈련받을 때 훈련비행대대 출입구에 걸려 있던 글귀다.
그 시절 비행 학생인 나에게 다가온 저 이야기의 의미는 처음 배우는 비행인 만큼 비행 지식과 기량을 착실히 잘 익혀가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교관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지금의 나로서는 비행을 가르치는 교관이 교육생들에게 내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각보다 (회사 정책에 맞는)규정과 근거, 그리고 공인된 훈련교범을 통해 지식과 비행 기량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의미로 다시 새롭게 다가온다.
처음 비행을 배우는 학생도 처음부터 잘 배워야겠지만, 비행을 가르치는 교관도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회사에 입사해서 처음 비행을 배웠던 부기장 시절 때부터 기장이 되고 다시 교관이 되기 위해 교관 훈련까지 받아온 동안 훌륭하고 멋지신 선배 교관님들로부터 배워왔던 것들을 “처음부터 올바르게” 그리고 “배운 대로” 빼지 않고 후배 조종사들에게 전달해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안전한 비행과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교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이 글 말미에 남기며, 마음속에 각인해 본다!
P/S.
; 비행교육을 하며 내 스스로가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혹은 지치거나 때론 힘들어질 때 이 글을 다시 한번 정독하길 바라며~
P/S.
; 부기장 시절 찍었던 해맑은 사진 하나가 남아 있어 같이 올려봅니다.
ref. PIC (Pilot-in-Command)
; 지휘조종사이며, 기장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항공기 운항에 대하여 최종적인 권한을 갖고 있음. 비행 업무 목적상 한 비행기에 기장(Captain)이 여럿 있더라도 그중에 해당 비행 구간에 PIC가 지정되며 해당 법적 권한을 가짐.
ref. DLCP (Designated Line Check Pilot)
; 국토교통부의 위촉심사관으로서 조종사에 대한 지식심사, Line Check를 담당하는 승무원.
ref. LIP (Line Instructor Pilot)
; 항공기 비행교관으로서 조종사에 대한 OE(운항경험)를 담당하는 승무원.
ref. OE (운항경험, Operating Experience)
; 운항승무원이 Line Operation에 적응해 나가는 마지막 단계.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교관 조종사 감독하에 요구되는 지역, 노선, 공항에 대해 실제 운항경험을 실시하는 것.
ref. 비행교관 임용 훈련
; 비행교관이 되기 위해 수행하는 훈련
; 모든 훈련은 우측석(부기장 석)에서 실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