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학교에서 돌아오면 급식을 먹고 와도 배고파한다. 유기농 재료에 영양소 풍부한 급식을 왜 적게 먹는지 집에 오면 김치냉장고까지 문짝 4개를 다 쾅쾅 열어젖힌다. "쾅! 쾅! 콰쾅 쾅!" "야! 냉장고 고장 나겠다!!!" 이 멘트가 끝나야 거실로 슬금슬글 걸어온다. "엄마가 간식 줄게~" "너희를 위해 식빵 4 봉지나 쿠퐝으로 시켰다!" 늘 식빵은 당장 먹을지, 한참있다 먹을지 몰라 늘 상시대기하면서도 냉동실에 고이 모셔 놓는다. 오늘은 체리와 봉봉이를 위해 식빵 2 봉지를 꺼낸다. 그리고 부들부들한 빵을 위해 냄비에 스팀만 살짝 입혀준다.
보글보글하면 바로 끝! 빵이 죽이 되면 안 되니까~
그럼 엄마가 2년 전 딸기잼 공장을 돌리고 마지막 남은 귀한 딸기잼, 땅콩버터 한 숟갈이 좋다 하여 물 건너온 땅콩잼, 요플레에 유자차를 한국자씩 넣어먹는 마니아를 위한 유자차까지 식빵에 넣을 잼이 준비완료이다.
아주 보들보들, 습기를 딱 좋게 머금었다. 그냥 식빵만 먹어도 부드러울 맛이다. 부들부들 내 저고리살 같은 귀여운 식빵이다.
딸기잼을 티수푼으로 한 숟갈씩 고이 올리고 식빵을 최대한 감싸을 적당한 컵을 골라 식빵을 반 접어 컵으로 꾹-- 꾹-- 눌러 찍어낸다. 이때 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식빵끼리 맞잡기 전에 주르륵 새기에 욕심은 금물이다.
바람떡을 좋아하는 체리아빠에게 바람빵을 건네준다. 당을 파악 퐉 올려주는 달콤한 바람빵에 아주 흡족해한다.
예비당뇨병 환자임에도 잼빵을 건네는 내가 죄인이다.
그렇게 땅콩잼, 유자청을 넣으면 골라먹는 맛 바람빠바바바바방! 이 완성된다.
잼이 너무 많이 들어 혈당 폭발 스파이크이지만 바깥음식이 아닌 집밥, 간식이기에 난 건강한 엄마, 훌륭한 엄마라고 포장하며 온 식구에게 고이 내민다. 어차피 과자, 초코 등을 안 먹지 않냐며 직접 만든 게 어디냐며 당당하게 나선다. 이렇게 식빵 2 봉지를 가볍게 클리어해 본다.
순삭 간에 없어진 바람빵, 너 날아간 거니???
바람빵은 날아가고 남은건 잡아당긴 머리카락마냥 식빵 끄트머리가 한 움큼? 아니 다섯 움큼이다. 그럼 마구잡이로 가위질을 해댄다. 가위손이 된 듯이 칼부림을 해가며....
슈~ 슈슝 슝슝!
에어프라이기에 5분 정도 돌리고 정성껏 시럽을 만든다.
기본, 설탕 3 숟갈, 물 2 숟갈, 버터 한 조각, 우유 2 숟갈의 비율로... 하지만 난 다섯 움큼이나 되기에 곱빼기 5로 뽀글뽀글 끓이고 저어 본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올라온다. 이내 냄새를 맡고 다가온 체리양이 아주 흐뭇해한다.
엄마 냄새 좋아~
에어프라이기에 꺼낸 빵 끄트머리를 넣고 휘리릭 섞어주면 식빵 러스크?
식빵 팝콘 완성이다.
늘 대량, 공장을 돌려 쟁반에 한 가득인데 자꾸만 "손이 가요 손이 가~" "그만 먹어! 살찐다~~~~" 체리와 봉봉이보다 엄마가 자꾸 집어먹는다. 결국 그릇에 담아내고 밀폐용기에 담아 뚜껑을 닫아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