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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May 08. 2024

남해 OO빼빼로?

남해의 경치는 보석같이 고귀하면서도 시골의 전형적인 모습인듯한 친근함이 묻어있다.

이국적이며 손에 닿지 않은 시골이랄까?

몇 년 전 남해에 비하면 엄청 고궐리티, 도시적으로 바뀌고 가게, 식당, 커피숍 등도 구석구석 자리 잡았다. 옛날엔 솔직히 "남해는 먹을 때가 없어~" "심지어 맛도 없어!"라며 맛집을 매번 실패했었다. '우리의 검색 실력의 문제였던가? 갑자기 맛집이 많이 생긴 건가? 해먹을 새 없이 식당에 가기 바쁘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남해전복물회> 집으로 날아간다. "빨리 가자! 점심시간 전에 가야 해~ 여기 맛집이야

! 사람 몰리면 기다려야 한다고!!!" 도착하기가 무섭게 주차도 안한채 내려 식당으로 들어간다. 다행히 평일이고, 점심 전이라 빈자리가 많이 남아있다. "휴우~ 다행이다!" 그럼 주차하고 올 식구들을 제치고 주문부터 한다. "사장님~~~ 전복물회와 전복죽, 회덮밥 주세요~"

깔끔하게 반찬이 나왔다. "사라다도 상큼하고 맛나네~" 첫 스타트, 기분이 좋다. 금세 메뉴가 하나씩 나온다. "전복물회 등장이요~" "전복죽이요~" "회덮밥이요!!!" "여기 미역국 맛집이래, 일부러 미역국만 포장해서 간데~" 부푼 기대감을 안고 하나씩 숟가락을 드 밀어댄다.

봉봉이는 생선회, 생성조림은 엄~~~~ 청 야만적 폭식주의처럼 먹어가면서 죽, 덮밥은 사절이다. "공깃밥 하나 주세요~" "으이구 엄마도 그래서 3개 시킨 거다!!!" 맛있다는 미역국에 공깃밥 하나를 뚝딱 말아먹는다. 아주 미역국만 먹으러 온 것처럼 맛깔나게 잘 먹는다. "진짜 다행이다. 미역국까지 맛있어서..."

그럼 봉봉이를 내버려두고 우리 셋은 열정적으로 불싸르며 먹어치운다. 체리도 오물오물 조그만 입 쩝쩝거리며 맛있게 먹는다. 살은 안 찌지만 맛있게 건강하게 먹어 걱정할 틈이 없는 기특한 딸이다.

밥 잘 먹으면 음료수를 사준다했는데 그걸 안까먹고, 밥 먹자마자 조른다. 거기다 환타를 사랑하는 아부지까지.... "병에 들은 게 제맛이야!"라며 병환타를 꺼내며 계산한다. 친절에 미소에 기쁨과 환희를 주시는 사장님과 직원들 덕에 얼음에서 꺼낸 환타마냥 마지막 한 모금까지 너무 맛있다. 서로를 배려해서 챙겨 온 박하사탕, 5개나 챙겨 와서 체리 아빠와 체리는 박하사탕도 너무 맛있다며 아껴두며 먹는다. 반면에 박하사탕을 입안에서 5번 굴리고 뱉는 엄마, 그리고 그마저도 쳐다보지도 않는 봉봉이이다.



체리의 남해 여행 원픽이 있었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며 가고 싶다고 첫날부터 노래를 불렀던 그곳, <초록스토어>이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소품들을 팔고, 고양이 스티커에 꽂혀 꼭 가야 한다 재촉했었다. 그리고 말 잘 들어야 갈 거라며 3일 동안 협박을 했던 그곳이다. 밥을 먹고 나른한지 차에 남아있는 남탕 식구들, 그리고 딸을 핑계로 앞장서는 여탕 식구들이다.

시골스럽지 않고 딱 인스타 감성의 입구부터 눈에 들어온다. 과하지 않고 거창하지 않으면서 심플하고 뭔가 세련된 느낌이다. 크기는 크지 않은데 아기자기하고 이런 데오면 "어 이쁘네~ 그냥 가자!" 하는 데가 많은데 여긴 구석구석 돌아보니 다 사고 싶다. 그리고 뭔가 쌔깐 하니 이뿌다. "감각 있으시네..." "이쁘다~~~~"라는 말이 연거푸 나왔다. 아쉬움에 엽서  한 장, 손수건 한 장 사고 싶지만 기껏 사고 쑤셔 박혀 있을 것을 생각하니 "노노노노우~~~~" 스티커를 두어 장 간신히 절제하며 고른다.

그렇게 한참을 눈팅만 하며 침을 흘리다 봄날씨와 함께 더워질 날을 생각하며 유리컵에 꽂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 디자인까지.... 아주 찰떡이었다. "체리야 이 컵 어때?" 이리저리 돌려가며 만지작거리며 이 컵, 저 컵 건드려본다. 체리는 부쩍 체리 그림에 빠지고, 고양이라 더 맘에 드는 이 컵에 빠져버렸다. "이거 사자~" "여름에 쓰고 실용적인 게 좋겠어~" "그 유리컵은 훨씬 더 가볍고, 전자레인지, 오븐 사용이 가능한 컵이에요~" "아! 그래요?" '맘에 드는 거 더하기 무조건 살 거예요.'였다. "체리그림 컵, 요 고양이컵 사자!"

다이소 천 원 이천 원 컵만 쓰다 큰맘 먹고 거진 삼만 원이 되는 컵을 두 개나 샀다. 미쳐 엄마 아빠 꺼는 못 사고 아이들 컵이라 위안을 삼으며 "너희들 쓰는 것만 봐도 행복해~"로 돌려본다. 그 덕에 이벤트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유자빼빼로를 선물로 주신다. "뭔가 상큼하고 맛있겠는 걸...." 만족에 행복을 더하고 룰루랄라 나와 주차장으로 간다. 아주 모녀가 신났다.

"띠리링------" 카드 결제 내역이 찍힌 걸 확인 한 아빠씨, 거기에 질세라 소풍 가는 맘처럼 들뜨고 즐거워하는 모녀가 차에 타서 자랑스럽게 외친다. "아빠 나 컵 샀어~" "응 뭔지 문자오더라~" 짐작은 했지만 많이 샀네라고 내색할 새 없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아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빼빼로도 받았어~" 빼빼로가 거금도 아닌데 그저 즐거워진다. 기분도 좋은데 막상 까먹으니 껍데기 박스, 비닐처럼 상큼한 유자가 폭발하는 시원 깔끔한 맛이다. "이 빼빼로 맛있다~" "빼빼로 중에 제일 맛있는데....?" "이거 사 먹어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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