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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빈 Jan 27. 2024

영원한 달콤함

#What a wonderful world #베리 매닐로우 

라디오에서 익숙한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내가 알던 것과는 톤이 조금 다르다. 떨림이 있고 연륜이 묻어난다. 이어지는 멜로디는 친숙한 곡이었다. 따뜻한 멜로디에 얹어지는 두 목소리의 조화가 참 좋았다. 루이 암스트롱과 베리 매닐로우가 부른 <What a wonderful world>였다. 한 번 듣고 지나가기에는 아쉬워 찾아보니 2014년에 베리 매닐로우가 발표한 <What a wonderful world, what a wonderful life>라는 곡이었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많은 사랑을 받은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곡에 베리 매닐로우의 음성을 얹은 듀엣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루이 암스트롱과의 만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시간을 뛰어넘어 두 사람의 매력적인 보이스가 만난 곡들이 있다. 냇킹 콜과 나탈리 콜이 부른 <Unforgettable>은 다른 시간의 다른 세대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에디트 피아프의 가르릉 거리는 목소리에 안드레아 보첼리의 음성이 더해진 <La vie en rose>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번 듀엣은 이전의 듀엣과는 다른 느낌이다. 목을 긁으며 나오는 걸걸하고 나직한 보이스의 루이 암스트롱, 그 달콤함을 마시맬로라 할까, 티라미수라 할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스위트한 목소리의 베리 매닐로우의 조합은 놀라웠다. 그런데 두 음성 모두 그렇게 포근하고 부드러울 수가 없다. 전혀 반대되는 두 목소리의 조합이지만 거장끼리의 만남은 아름다웠다.


내게 박제된 베리 매닐로우의 목소리는 <When October goes>다. 처음 그를 만난 곡이자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해마다 10월이면 내내 듣는 일상의 배경 음악이다. 1984년에 발표했으니 그가 40대 초반에 부른 곡이다. <Can't Smile Without You>도 그보다 젊을 때 부른 곡이다. 그 목소리에 익숙한 나에게 할배의 목소리로 부르는 그의 떨림이 어색하면서도 조금은 서글프게 들렸다. 시간은 배리 매닐로우의 단단한 달콤함에 호흡의 떨림을 주었지만 그와 함께 귀여움과 포근함도 함께 선사했다. 그의 젊은 시절과 비교하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달콤하고 포근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할배가 또 누가 있을까를 생각한다면 그는 영원한 스위트 보이스의 황제가 아닐까 싶다. (조지 마이클, 서운해하지 말아요. 당신은 이와는 또 다른 매력의 부드러움과  달콤함으로 다른 에피소드에서 만날게요.)


루이 암스트롱과 베리 매닐로우라니, 들을수록 이 곡 참 매력 있다. 음악이기에 가능한, 예술이기에 가능한 매력적인 조합이다. What a wonderful world, what a wonderful voice.



https://www.youtube.com/watch?v=tczQ65EoCGI

What a wonderful world, what a wonderful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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