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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빈 Aug 10. 2024

발표 리허설 시작합니다

# 이제는 실전이다

그동안 여러 시간에 걸쳐 

주어진 발표 시간에 맞게,

알찬 내용만을 담아 스크립트를 완성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그림 그리듯이 읽으며,

핵심 내용을 강조해서 전달하고,

든든한 숨을 확보해서 안정감 톤과 속도로 말하는 데까지 왔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잘 오셨어요. 호기심에 시작했다가도 어느덧 흐지부지되기 마련인데 계속 관심 갖고 꾸준히 함께해 주신 것에 대해 대단하게 생각하고 감사드립니다. 


이제 실전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단계가 왔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 앞에서,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던 연습을 마치고, 몸을 움직이면서 직접 발표하는 훈련에 들어갑니다.


연습할 때는 잘했는데 갑자기 못하는 이유

 

스크립트 보면서 읽는 건 익숙해졌습니다. 스크린으로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실제 발표하듯이 해보려 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가 스크린 옆에 섭니다. 집중이 안 되고 매끄럽게 읽던 부분도 놓칩니다. 읽는 연습을 많이 해서 거의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납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책상에 앉아서 편안하게 읽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집중과 몰입에 방해를 받습니다. 그렇기에 막바지 연습은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일어나서 말하고, 

그런 자신을 사람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스크린 속 슬라이드를 넘기며 레이저포인터로 강조하고,  

청중들이 잘 듣고 있나 관찰도 해야 하고 아이 컨택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스크립트 읽는 게 좀 익숙해졌다 싶으니 또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멀티태스킹은 너무 어려워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답은 연습밖에 없습니다. 연습의 목표는 여러 가지 수행해야 하는 요소들을 최대한 몸에 익혀서 발표 현장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지금부터는 무대 앞에서 발표자로서 어떻게 그 시간을 운영해야 하는지 그 방밥과 더불어 세련되고 안정된 바디랭귀지를 알려드립니다.




앨버트 메라비언 박사가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로 <바디랭귀지, 목소리, 말> 세 가지를 꼽으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디랭귀지로 55%라고 했습니다. 큰 노력없이 눈만 뜨고 있으면 바로 들어오는 정보니까 그럴만 해요.


발표하러 앞으로 나갑니다. 전혀 모르는 심사위원들 앞에 섰을 때 그들이 얻는 정보는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서입니다. 발표하기도 전에 여러분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55%를 판단합니다. 그렇기에 본격 발표를 하기 전부터 이미 평가는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시각적인 정보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얼굴 생김새나 키처럼 이미 고정된 조건들도 있고, 표정, 옷차림새, 몸짓과 같이 바뀌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 바뀌는 부분들을 잘 연출하면 상대방에게 주는 좋은 인상을 55%는 벌고 들어가는 겁니다. 그러니 대기실에 앉아 있을 때부터 밝은 표정과 바른 자세로 시작해서 그 분위기 그대로 무대까지 가져가면 좋겠어요.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 앞이니 평소와는 다른 캐릭터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권해드려요. 타고난 무대 체질인 양 아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겁니다. 스스로를 발표자라고 동일시 하기보다는 발표하는 역할을 맡은 배우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것도 명품 주연 배우로 말이죠. 그런 끼는 없다고 말씀하지 마세요. 그동안 코칭 하며 느낀 건데 사람은 누구나 앞에서 주목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다만 못해서 창피당하는 게 걱정이라 못하는 거죠. 멋있게만 할 수 있다면 박수받는 그 짜릿함을 누구나 원합니다. 


이제 발표에 임하는 마인드를 새롭게 할 차례입니다. 


무사히 잘 해내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잘해야 본전이 아니라는 겁니다. 매우 매우 잘해야 당연한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여러 무대를 성공적으로 경험한 훌륭한 배우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는 배우의 신분을 속이고 무대가 아닌 일반인들의 업무 속에서 실제 상황을 경험해 보는 거예요. 마치 언더커버보스처럼요. 수천 명 관객 앞에서 몇 시간 공연하는 것도 아니고, 10명 남짓한 사람들 앞 좁은 공간에서 길어야 20분인데, 해볼 만하지 않아요? 약간의 판타지와 상당한 뻔뻔함은 당신 안에 숨은 끼와 재능을 끌어내는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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