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황색 가게입니다.
컨셉은 주황색가게입니다.
샌드(SAND)는 로고의 모양과 같이 노을을 보며 만든 브랜드였다. 온 세상이 붉었고 해변에 모여 노니는 사람들의 기분과 분위기마저 물들게 했다. 붉은 노을 아래 저마다의 추억이 쌓여가는 듯했다. 그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방문하면 기분 좋은 공간, 표현 못할 분위기에 활력과 건강한 문화로 가득 찬 곳. 그렇게 '운동'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건강'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사업을 확장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동산도 알아보지 않은 그때의 나는 감히 내로라하는 스타트업들 그 이상을 상상했던 것 같다.
컨셉이 있으면 좋겠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갇히지 말고 무슨 운동이든 회원님들이 건강한 취미생활을 많이 맛보실 수 있게 등산도, 러닝도 좋으니 다 해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런 건강한 문화를 만들고 건강한 도전도 함께하는 곳. 우리 컨셉은 그걸로 정했다.
문화가 존재하고 틀을 벗어난 움직임이 일어나는 브랜드. 나름 정해진 기준에 따라 홈페이지와 인테리어, 샌드 소개 PPT를 만들어나갔다. 지금 사용하지 않는 사장님만 아는 샌드(SAND)의 자체제작 홈페이지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었다. 사실 존재한다. 엄청나게 예쁘지만 실용성이 없어 인터넷 세상 어딘가에 숨 쉬고 있을 뿐.
이제 중요한 선택의 시작이었다. 브랜드컬러는 무엇으로 할까? 피트니스에서 입지가 있거나 검색했을 때 나오는 브랜드들 위주로 자료를 수집했다. 건강과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 보니 초록색, 파란색, 검은색 등이 가장 많이 보였다. 첫 번째 생각했던 색상은 '초록색'이었다. 사람 생각 비슷하다는 것이 비교적 최근 생긴 센터들 대부분 똑같은 색상을 로고에 사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경쟁업체들 속에서 무조건 눈에 띄고 싶었다.
아니, 눈에 띄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샌드의 시작부터 다시 떠올렸다. '주황색'. 태양을 로고에 사용하고 있고 붉은 노을아래 만든 샌드. 지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주황색 가게. 겨울쿨톤 사장과는 전혀 맞지 않고 가지고 있는 반팔티 한 장조차 선택해 본 적 없는 이 컬러는 어쩌면 필사의 생존전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