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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심 Jan 19. 2024

우리 가게는 2호선입니다.

가게위치는 어디로 할까

우리 가게는 2호선입니다.


 창업한다는 현실이 피부에 와닿았다. 가게는 위치가 중요하다는 확고한 생각과 경험이 있던 터라 발품을 많이 팔았던 단계였다. 오픈해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던 터라 주어진 시간은 2개월 남짓 빠르게 찾아봐야 했다. 경험과 공부한 것들을 토대로 나름의 차트를 만들어 정리해 갔다.


지내보고 살아보고 놀아봤던 곳이어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활동하지 않았던 곳들은 전부 배제했다. 2호선을 메인으로 움직여왔기에 센텀, 해운대, 수영, 전포동, 서면, 중동, 동백역을 중심으로 추려보았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네이버 부동산을 뒤져보며 리스트를 만들었고 이후 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소거하면서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었다. 


아침이면 직접 발품을 팔기 위해 부동산으로 출근했다. 주변에는 어떤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와 있는지, 경쟁업체는 어디에 있는지, 햇빛이 잘 드는지, 대중교통 근처인지, 사람들은 많이 움직이는 곳인지, 같은 건물에는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직접 걸어보고 느껴보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에 드는 매물에 들어가 햇빛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 창밖을 보며 사람들이 끊임없이 다니는 곳인지 확인하다 집으로 퇴근하는 매일이 지속되었다.


한 달을 뒤져보니 더 이상 알아볼 수 있는 매물이 없었고 추려낸 목록 세 가지 중 선택해야 했다. 고민하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두배로 불러 포기했다. 두 번째 마음에 드는 곳은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졌지만 경쟁이 치열한 곳이었다. 세 번째 마음에 드는 곳은 위치와 볕은 마음에 들었지만 오래도록 공실이었단 사실이 찜찜해 갈등했다.


결국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니며 보증금과 월세가 기준치에서 중간인 곳. 경쟁이 치열하지만 해낼 수 있다는

치기 어린 첫 창업자의 열정으로 지금의 전포동 주황색 가게 위치가 정해졌다. 돌이켜보면 철없는 선택이었지만 잘했고 또 아쉬운 선택이었다. 이 선택은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장으로서 하는 첫 선택이자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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