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나의 소원
신혼 때부터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도 누군가를 집에 초대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신혼집에도 두 번째 이사 간 집에도 누군가를 초대하기에 한없이 좁았습니다.
그래도 세 번째 집은 새 집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초대해도 되는 정도의 집입니다.
이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집에 인테리어라는 것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인테리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달 넘게 부모님 집을
인테리어를 하면서 많이 배운 덕분입니다.
나의 첫 집인 만큼 예쁘게 꾸미고 싶었습니다.
전셋집에 살 때는 못하나 박는 것도 신경 쓰이고 어차피 예쁘게 꾸미고 해 봐야
또 이사를 가야 했기에 인테리어를 할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집에 비하면 아직 작은 집이지만 저에게는 궁궐처럼 느껴지는 집입니다.
그동안 작은 주방에서 요리하느라 힘든 아내를 위해 싱크대도 더 넓혀주는
인테리어도 하고 각 방에 있는 조명도 바꾸고, 제가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을 한 곳에 넣을 수 있는 장식장도 만들고,
웨딩촬영 때 찍은 액자도 걸 수 있게 액자 레일도 달고,
그 액자를 빛나게 해주는 조명도 설치하고,
접이식 식탁에서 사람들이 와도 넓게 이용할 수 있는 6인용 식탁도 놓고,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못해본 소파에서 누워 보기 위해 리클 라이너도 구매하고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소파가 우리 집에 들어온 첫날 음악을 들으며 누워 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냥 꿈만 같았습니다.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지만 슬픔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 같았습니다.
집은 처음 모습과 다르게 아주 예쁘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인테리어도 끝이 나고 처음으로 부모님을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맛있는 요리와 함께 식사를 대접하였습니다.
넉넉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계시는 부모님이셨기에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게 보이고 기쁜 일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꼭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좋은 식탁을 사주셨습니다.
신혼집부터 지금의 집까지 이사 오면서 아내와 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다 지켜보셨기에
더 뿌듯하실 것 같았습니다.
결혼하고 난 이후로 가장 기쁘게 식사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네 발자국이면 집 전체를 갈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신혼집에서는 추워서 패딩을 입고 지냈는데 지금은 따뜻해서
반팔을 입고 지내는 것 마저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그다음은 처가댁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청약이 당첨되었을 때도 저의 부모님이 아닌 장모님께 전화를 드려서
감사드린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를 끝까지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없었을 때도 하나씩 만들어 가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입니다.
장인어른 장모님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준비해서
집들이를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그냥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울고 있는 저를 안아주시면서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더 많은 눈물이 났습니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양쪽 부모님의 집들이를 시작으로 그동안 집에
초대를 못했던 분들을 연락해서 초대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집들이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 하나씩 설명하지 않았지만
늦어져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우리 집은 웃음으로 가득 차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여행으로 아니면 다른 일정으로 하지 못할 때는 제외하고는
계속 초대해서 집들이를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50번은 넘어간 것 같습니다.
주말에 사람들이 와서 한바탕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삶의 대해서,
육아에 대해서, 경제에 대해서 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또 많이 듣고 배우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가고 분리수거를 할 때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우리 집에 와주신 것 도 행복하고 함께 대화를 나눈 것도 행복하고
관계가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들어 더 행복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계속 오고 있었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아내는 저에게 이야기를 꺼냅니다.
사실 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가 생기는 스타일입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에너지를 받습니다.
그와 반대로 아내는 사람들을 만나면 힘이 들어 에너지가 빠진다고 합니다.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집들이였기 때문에
아내도 즐겁게 하려고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치나 봅니다.
수십 명 아니 100명은 넘을 것입니다. 사람이 왔으니 지칠 만도 합니다.
이제는 저 역시도 자제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이 했으니 이제는 만족합니다.
그토록 해 보고 싶었던 일을 수십 번 넘게 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옛 생각이 떠올라 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이렇게 행복한 일이 많고 감사한데 어떻게 감사노트를 작성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10년째 감사노트를 작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집들이가 아무것도 아닌 것 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하나의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고 있는 지금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언제 집들이가 끝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한 분이 정말 많아서 그분들에게 한 번씩은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분들이 도와주셨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가진 능력보다 참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다 옆에 계신 분들 덕분입니다.
그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감사 표현을 할 때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그분들은 다들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렇게 까지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다 저희를 생각하고 말씀해 주신 것이기에 이렇게 지내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도 초대 못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내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한 분씩 또 초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집들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최소 100번은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는 집들이라는 표현보다 감사함을 인사하는 자리라고 표현해야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해주신 말씀과 응원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