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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 Dec 21. 2023

내 전세금 돌려주세요!!!

불안한 내 돈

첫 번째 집은 특이사항 없이 잘 지내다가 이사를 갔습니다. 

두 번째 집은 이사 가는 날을 몇 달 전부터 이야기를 해두었는데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혹시 돈을 못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불안했습니다. 

전세보증보험도 가입하지 않았으니 오직 이사를 오는 사람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인집에 이야기를 해도 기다리라는 말만 계속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니 계속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집에 오면

집 주변 부동산을 찾아갔습니다. 

몇 군데를 가보니 집주인분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안방에서 주무세요. 글 참조) 아내 친구에게 연락해 지금 상황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지금 상황을 체크하니 현재 딱 1군데 부동산에만 집을 내놓은 상황이니 

집 주변 모든 부동산에 내놓으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계속 부동산을 찾아다니면서 집을 내놓았습니다. 

그냥 가는 것보다 음료수 한 박스씩을 사서 부탁드리면서 

잘 거래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지금의 상황들을 미리 알았다면 그전부터 했을 텐데 

이사날짜까지 3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불안감은 점점 올라 갔습니다.

미리 준비할걸 몰랐다고 하기에 너무 기다리고만 있었던 자신이 

미웠습니다.

집에서 1km 떨어진 곳까지 모든 부동산을 다니면서 집을 내놓았습니다. 

정말 많은 곳에 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래도 집을 구경하러 오겠다는 전화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의 안도감은 들었지만 그래도 불안함은 여전했습니다. 

이제 이사 가기까지 두 달도 안 남은 시간이 남았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집주인 분께 연락해서 혹시 이사 갈 때까지 

이사를 오지 않으면 전세 자금을 돌려주실 수 있으신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말은 돌려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내 전세금 돌려주세요!!! 라고 강력히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니 혹시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서 미리 계획을 세웠습니다. 


원래 계획은 지금 전세금을 받아서 이사 가는 집에 내면 

딱 맞는 계획이었지만 못 받는다면 지금 전세금만큼 

다른 곳에서 해결을 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본 적은 은행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연락해서 돈 좀 빌려달라고 하기에도 참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 동생네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마이너스 통장, 적금, 담보대출 등 모든 것을 

끌어서 쓴다면 가능한 금액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집을 보러 오면 최선을 다해서 

집을 보여주고 설명도 해주었습니다.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보러 왔습니다.

그러던 중 한 분이 계약을 한다고 했습니다. 

듣던 중 가장 반가운 소리였습니다. 

조심스럽게 가장 빠르게 이사를 오실 수 있는 날짜가 

언제인지 물어보니 우리가 이사를 가고도 한 달 반이 지난 시점입니다. 


어차피 이삿날까지 돈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집주인분이 전체는 못 돌려줘도 일부분은 

돌려주신다고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것 마저도 감사했습니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내가 몰랐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며 좋은 쪽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아내친구와는 계속 소통을 하면서 우리가 취해야 하는 

행동은 무엇인지 체크하면서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이사를 가더라도 전출은 하지 말고 집안에 물건을 

다 치우지 말고 몇 개는 두고 가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집 열쇠도 전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사를 가서도 일주일에 한 번은 기존 집에 와서 

물건은 제대로 있는지 계속 왔다 갔다 하였습니다. 

내 전세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만을 표현해 봐야 좋을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가 이사 간 뒤로 한 달 반 뒤에 이사를 오셨습니다. 

못 받았던 전세금도 다 받고 전입신고도 완료를 시켰습니다. 


시간이 흐를 때는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나 했지만 

또 지나고 보니 금방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부모님과, 동생네 덕분에 모든 일들을 잘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내가 혹시 임대인이 된다면 세입자에게 이런 기분은 

느끼게 하지 말고 착한 임대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이 생기니 안정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힘이 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집을 살 수 있을까? 생각을 하였는데 

이렇게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7년 동안의 긴 시간을 보내고 진짜 우리 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이사를 가기 전날에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정말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행복한 건 비를 안 맞고 장을 보러 갈 수도 있고 

물건을 힘들게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아도 승강기를 이용하면 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처음에 신혼집에 있을 때는 집이 좀 컸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 

언덕이 아닌 평지면 더 이상 바랄 것 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두 번째 집은 평지였고 비도 안 맞고 장도 볼 수 있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걸어서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해야 했습니다. 


동생네 짐을 가져다주려면 10번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짐을 옮겨야 했습니다. 

세 번째 집은 엘리베이터도 있고 평지고 비도 안 맞고 장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살다 보면 더 큰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을 하는 날이 올 거라 생각이 됩니다. 

신혼 때를 생각하고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정말 많이 성장해 있습니다. 

서울에 등기를 칠 수 있으리라 1%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운이 좋아서 등기를 치게 되었습니다. 99% 운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모습을 보면서 저처럼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면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부동산 등기를 쳐보니 그때부터 보이는 게 또 달랐습니다. 

아파트에서 만난 사람들도 달랐습니다. 

능력도 좋고 멋진 분들과 함께 주민이 되었다는 게 참 감사할 일입니다. 

하루하루 지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꿈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꿈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중입니다. 

꿈이 깨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꿈을 만들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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