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용월태: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女子)의 고운 자태(姿態)를 이르는 말.
천향국색: 가장 아름다운 여자.
설부화용: 눈처럼 흰 살갗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라는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이르는 말.
행검도시: 살구꽃 같은 흰 얼굴과 복숭아꽃처럼 붉은 빰이라는 뜻으로, 미인의 얼굴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수화폐월: 여자의 얼굴이 너무도 예뻐서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달도 부끄러워서 숨을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는 뜻.
향기 없는 꽃이다: 얼굴만 예쁘고 마음씨는 아름답지 못함.
말하는 꽃이다: 여자가 너무 아름다워 말하는 꽃송이 같다.
이렇게 여자와 꽃의 비유는 차고 넘치는데 왜 남자와 꽃을 비유하는 일은 많지 않은 걸까요? 소위라떼(나 때)에는선이 곱고 예쁘장한 남자들을 보면 초식남이라고 이야기했었는데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해요.
네이버 오픈사전. 김또깡
연예인으로 예를 든다면 차은우나 BTS 지민 같은 스타일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 트렌드에 앞서가는 광고와 드라마계에서는 예전부터 남자와 꽃을 엮는 시도를 했었고 좋은 성과도 냈답니다.
꽃을 든 남자
“피부가 장난이 아닌데?”, “로션 하나 바꿨을 뿐인데” 2000년대 초반 방영됐던 추억의 ‘꽃을 든 남자’ 화장품 CF에서 축구선수 안정환과 배우 김재원이 등장해 서로의 피부를 견제하며 ‘컬러 로션’을 광고했었죠. 이 광고는 매우 센세이셔널해서 남자들의 화장품 효자템으로 등극했을뿐더러 남자들이 화장하는 것을 더 이상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답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자와 꽃의 조합을적절하게 이용해 대박을 낸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연예인도 울고 갈 테리우스 안정환의 꽃미모는 지금도 멋있지만 이때가 정말 리즈였다고 생각해요.
꽃을 든 남자 CF
꽃보다 남자
2009년 KBS 2 TV에서 월, 화 오후 10시 10분에 방영했던 드라마를 기억하시죠? 시청률 39.9%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얼짱출신여자주인공의 미모 보다 더 아름다운 F4(꽃미남 Flower 4명)가 이 드라마를 신드롬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구준표, 윤지후, 소이정, 송우빈 이 네 남자는 뭇 여인들의 마음을 일렁이는 파도로 만들어 놨고 천장에서 오빠들이 떠다녀 매주밤 잠을설치게 했죠. 드라마가 끝난후 옆을 둘러보면 남편, 남자친구, 오빠, 남동생이 모두 오징어, 꼴뚜기, 말미잘처럼 보인다는 말이 돌 정도로 손대면 톡 하고터질 듯 신기루 같은 네 남자들은 비현실적으로예뻤답니다. 당시 57세였던 저희 엄마도 매주 드라마 방영일만 손꼽아 기다리시며 OST까지 손수 구입하시는 정성을 쏟으셨지요. 드라마 '사랑은 그대 품 안에' 이후로 CD 구입은 끊으신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드라마 꽃보다 남자
꽃을 든 남자(가요)
최근에는 2020년에 트로트가수 진해성이 부른 '꽃을 든 남자'라는 곡이 꽃남 역할을 하고 있네요. '남자는 핑크'라는 유행어가 있듯이진해성 님도 핑크 슈트를 입고선 '꽃잎이 되어 그대 가슴에 영원히 날고 싶어 꽃을 들고 있다'며 노래를 불러요. 얼굴이 매끈하고 고우셔서 그런가 노래 가사도, 옷도 주인과아주 찰떡입니다.
꽃을 든 남자-진해성
부토니에
남자들의 부케라고 일컬어지는 남자예복 부토니에가 꽃과 남자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겠죠?18세기 당시엔 남성들이 정장의 단추 구멍에 꽃을 꽂아 착용하였는데 이는 주로 신사들이 숙녀를 위해 꽃을 선물하고, 숙녀가 그 꽃을 받아 남성의 단추구멍에 꽂아주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런 방식으로 남성이 숙녀에게 청혼을 하고 승낙을 받은 표시로 사용되기도 하다가 남성의 정장 액세서리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에는결혼식이나 공식행사에서 부토니에를 한 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고요. 2020년 재벌가의 약혼식에서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가 회색 정장에 하얀 꽃을 부토니에로 꽂았던 모습을 기사로 접한 기억이 나기도 하네요.
부토니에
이렇게 보니 남자들도꽃과 연관이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네요.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꽃을 선물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꽃을 드는 남자도 있었고, 자체발광인 아름다운남자가꽃미모를 한껏 어필하기도 했으니 말이에요. 이유야 어떻든 남자와 꽃은 생각할수록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어버이날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때면 보름달처럼환하게웃으시던그미소와도 많이 닮아있어요.
이제 보니 아리따운 여인이든, 초식남이든 그건 크게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꽃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과 함께 해 왔으니까요. 우리 젊은 날, 꽃으로 화관을 만들고 꽃물로 손톱을 물들이기도 하고 화전을 부쳐 먹고, 꽃반지를 나눠 끼며 우정과 사랑을 함께 했던 시절이 소록소록 기억나잖아요. 나의 꽃은 그 사람이고 그 사람의 꽃은 나였으니 여자와 남자 중 누가 더 꽃과 잘 어울리느냐는 질문은 불필요할 뿐이에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데 누구를 꽃에 비유하든 뭣이 중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