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투자 공부로 이어진 나의 기록
스케줄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쉬는 날에 집에만 있기엔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나는 쉬는 날이면 평소 일하느라 하지 못했던 일들을 몰아서 처리하는 편이다. 헬스장, 영어 학원, 미용실, 맛집이나 카페 가기 등등.
하지만 이번 휴일에는 헬스장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4월 들어 쉬는 날마다 비가 오거나, 비가 내린 직후 거나, 또 비 소식이 예보되곤 해서, 자연스럽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덕분에 쉬는 날의 기분도 더 꿀꿀해졌다.
나는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이면 괜히 산책을 나서고, 길거리의 꽃과 나무를 바라보며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반면 비가 오는 날에는 세상이 우울과 센치함으로 가득 차는 느낌을 받는다. 체력까지 뚝 떨어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이번 휴일에는 12시간 이상 푹 자면서, 7일간의 긴 여정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오후에는 헬스장과 대중목욕탕에도 다녀왔다. 쉬는 날이면 최대한 밖으로 나가려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조용히, 얌전히 몸을 가다듬었다.
일에서는 괜찮지만,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다시 4일간 근무를 이어갔다.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음료 제조, 판매, 고객 응대, 청소 등은 이미 익숙한 일들이었다.
문제는 사람이었다. 최근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건 바로 직속 상사 한 명이다.
다행히 5월까지만 함께 일하면 끝이라 참고 있지만,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시비와 꼬투리 잡기는 은근히 스트레스를 쌓이게 만든다. 먼지를 보며 "청소 제대로 한 거 맞냐"는 식으로 트집을 잡는 모습은, 마치 군대 시절 군기 잡던 선임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누군가를 탓하고 책임을 묻는 데만 몰두한다. 본인이 직접 처리하면 1분도 걸리지 않을 문제들을 그대로 방치한 채, 남들에게 책임만 전가하려 드는 모습. 참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주에 읽은 책: 워런 버핏 평전 1권
이런 일상 속에서도 이번 주엔 '워런 버핏 평전 1권'을 읽고 있다. 아직 65% 정도밖에 읽지 못했지만, 읽을 때마다 생각이 깊어진다.
일을 시작하면서 벌게 된 월급을 어떻게 굴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난주엔 피터 린치, 이번 주는 워런 버핏 아저씨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
워런 버핏은 ‘가치 투자자’로 유명하다. 처음에는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의 영향으로, 가격이 저렴한 주식을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전략을 썼다. 이후 찰리 멍거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단순히 싼 주식이 아니라 미래 가치에 비해 현재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는 방법을 추가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버핏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다.
주식을 일종의 사업 소유로 보고,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돈을 벌어들일지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가격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보는 것. 그리고 자신이 정한 가격에 오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절대 매수하지 않는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인내심과 철저한 원칙이 그의 무기다.
매력적인 매수가격은 대게 시장이 불황일 때 형성된다. 세계에서 경기가 저조할 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다만 그 순간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경기가 저조할 때, 값싼 주식을 현명하게 사야 한다. 다만 값싼 데는 다 이유가 있으니, 피다 만 담배꽁초 같은 주식은 빨리 정리해야 한다. 가격에만 현혹돼서 주식을 사서는 안된다. 투자자는 주가가 터무니없이 낮거나 혹은 터무니없이 높은 양쪽 모두의 시기를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순수 비즈니스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비교하여 최적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때는 현명하게 매수하고 큰 폭으로 상승할 때는 현명하게 매도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주가가 내려가면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주식을 사게 된다. 하지만 버핏은 시장이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원한다. 아주 참을성 있게 기다리기 때문에 항상 가격이 내려갈 때 주식을 사게 되는 것이다. 버핏이 원하는 것은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버핏은 원칙과 기준이 분명한 사람이어서 결코 뉴스나 분기별 이익 보고서에 흔들리지 않는다. 가치를 보고 회사의 가치가 반값에 거래되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사는 것이다. 그런 회사가 없다면 그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주식에는 가격모멘텀이 있다.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자극이 있느냐. ex) 증자발표, 신사업 진출, 액면분할, 정부정책발표. 주가가 상승해도 이 수치가 부족하면 향후에 상승추세가 꺾여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하락하고 있더라도 이 수치가 높으면 주가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주식은 단기적으로는 인기투표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는 계량기다. 두려움이나 욕심에 흔들리지 않고 명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렇기에 투자해 놓고 쳐다보지 않을 만큼의 금액으로 투자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투자자에게 최대의 적은 자기 자신일 가능성이 높다.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파산이 아니라 이성을 잃는 것이다.
투자 분야에서 부수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명철하게 생각하는 능력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과 욕심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 심하게 집착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기초적인 확률을 다루는 정도의 기본적인 수학을 공부해라. 기초적인 수학을 모른다면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다. 체계화된 상식으로 큰 점수를 따라.
버핏은 기업을 평가할 때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갖고 본다.
향후 몇 년간 매출이 성장할 여지가 있는가?
연구개발과 혁신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평균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가?
원가 관리와 회계 관리가 우수한가?
진실하고 투명한 경영진이 있는가?
주식은 싸게 충분한 양을 사두면 스스로를 돌본다. 몇 주 앞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년을 내다보고 주식을 선택해야 한다.
배당이 많은 회사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회사를 선택하라. 포트폴리오 회전율을 낮게 유지하고, 세금절세를 위해 오래 들고 가는 것이 좋다.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기업의 훌륭한 경영진이다. 그리고 그들을 알아보는 방법은 변화에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재자체도 깨닫지 못하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 이러한 차이가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절반으로 낮출 수도 늘릴 수도 있다.
그리고 주식은 평생 7~8개의 기업만을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과도한 분산투자는 성공하기 어렵고, 소수의 기업을 잘 아는 것은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우량적인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쉽게 팔지 말고,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가 여전히 매력적이라면 기다려야 한다. 무엇보다, 빌린 돈으로 투자하지 말 것. 빌린 돈은 불안감을 키우고, 그 불안은 결국 이성을 잃게 만든다.
투자자의 미덕으로 인내를 꼽는다. 단순히 주가가 내려간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판다면 가장 우매한 행동이다. 주가보다는 그 회사가 지닌 장점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면 가격은 주식을 팔 이유가 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이 보여준 것은 단순히 주식투자의 기술이 아니라, 태도와 기질이다. 독서를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원칙을 지키며 인내할 줄 아는 사람. 독서를 안 하는 사람치고 자기 삶을 철저히 사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또한 독서를 하지 않으면서 현명한 사람을 본 적도 없다.
주식은 현재의 가격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가지게 될 가치를 보는 것이다.
시간은 나의 편이다. 복리의 마법을 믿어라.
투자란 몇 군데 훌륭한 회사를 찾아내어 그저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앉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주식의 가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보는 것이다.
이 간단한 말들을 가슴에 새기며, 나도 내 방식대로 오늘도 조금씩 투자에 대해서 공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