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는 누가 만들었는가

by 오오맘

난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에 속했다. 머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끈기있게 엉덩이 힘으로 끝까지 공부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막막했던 공부는 영어였다. 아무리 외우고, 해석해도 입으로 한 마디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머릿속에서는 영어를 한글로 독해해내느라 항상 어려웠다. 내 아이들만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엄마표 영어에 대해 공부했다.


아이들이 어렸을무렵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을 때, 무작정 엄마표 영어책을 읽게 되었다. 제일 처음에 읽었던 책 저자의 아들이 초등학생때부터 시작해서 영어권 국가의 대학을 진학했다는 매혹적인 스토리를 읽고 따라해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집은 둘째의 만 3세까지 모든 미디어를 차단했기에 영어로 된 미디어를 시작하기가 좋았다. 아들은 처음보는 영상에 빠져들었고, 딸도 오빠따라 앉아서 보기는 했다. 아들은 만 5세까지 미디어를 차단했다면 딸은 오빠에 비해 미디어를 일찍 접하게 된 편이라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 시작은 딱 20분만 오픈하기로 했다. 이렇게 우리집 엄마표 영어는 시작됐다.


엄마표 영어는 엄마의 원서 공부와 엄마의 끈기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아직 아이들의 나이가 어리고, 이렇다 할 만한 결과는 없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의 영어 정서나 아웃풋을 보면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일찍 끝나는 아이들과 집에서 한 일은 집중듣기, 영어로 넷플릭스 보기가 전부였다. 이렇게 영어 인풋을 쌓아올리니 자연스럽게 스피킹은 따라왔다. 단, 듣기와 말하기가 되는데, 읽기가 안 되는 영어 까막눈 시절이 굉장히 길었다. 책에서는 집중듣기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글을 읽는다던데 왜 우리 아들은 읽기가 안 될까 싶었다. 생각해보면 아들은 모국어인 한글도 읽고, 쓰기가 느렸다. 아들은 청각형 학습자라 귀는 쉽게 뚫렸지만, 읽기는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래서 아주 쉬운 읽기 책부터 하루에 한 권씩 읽었다. 매일 매일. 엄마표 영어는 정말 엄마의 끈기가 99%이다. 왜 어려운 책을 잘 듣고, 이해하면서 글은 못 읽을까 속으로만 끙끙댔다. 매일매일 빠짐없이 1년을 읽어도 읽기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을 보고, 뭐가 잘못된 일일까. 내 방법이 잘못된 것일까. 자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읽기 5년차인 지금 아들은 읽기 실력이 많이 성장했다. 계단식 성장이라고 하더니, 아들은 계단 한 칸 올라가기가 오래 걸린 것 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아들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느리게 성장하는 게 엄마눈에 성이 안 찰 뿐이지, 아이들은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집은 엄마표 영어가 순항중이다. 영어로 된 영상을 봐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어려운 단어가 나와도 한글로 직역할 수는 없지만, 비슷하게 의미를 찾아간다. 엄마표 영어라는 것이 모국어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시스템인데,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아이들과 영어학원을 전전하면서 늘 불안했을 거 같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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