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 시기의 중학생들을 바라보며

by 오오맘

나는 담임도 아니고,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는 교사도 아니기에 오직 수업시간에만 학생들을 바라본다. 4년째 중학생들을 오직 수업시간에만 본다. 학사일정으로는 한 학기에 17시간, 1년에 34번을 보는데 그 사이 체험활동이나 시험 등 다른 일정이 있으면 그 보다 훨씬 적게 본다. 평균적으로는 30번 내외를 보지 않나 싶다. 그리고 한 학년을 수업하고 다음 해 그 학년을 이어서 수업을 해보지는 않아서 딱 1년만 봤었다. 그래서 매년 새로운 학생들을 4년째 보고있다.


신기하게도 매년 다른 학생임에도 같은 나이또래라 그런지 비슷한 특징들이 있다. 학년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같은 학년이면 년도가 바뀌어도 특징은 비슷하다.


우선, 가장 수업하기 좋은 학년은 1학년이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친구들은 학교 내에서 제일 귀엽기도 하고, 리액션도 굉장히 큰 편이며, 활발한 편이다. 남녀공학에서 1년, 여중에서 2년 총 3년을 1학년 친구들을 봐왔는데 학기초에는 학교가 바뀌면서 적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수업하기 가장 좋다는 뜻은 소위말하는 티키타카가 정말 잘 된다는 점이다. 3개 학년 중에서 집중도도 의외로 높고, 수업시간에 반응도 제일 좋은 편이다. 그리고 한 학기는 자유학기제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서 학업에 대한 부담감도 제일 적은 시기이도 하다.


2학년은 중2병이라는 말이 왜 생기는지 알거 같은 학년이다. 남녀공학에서 딱 1번 2학년을 수업했는데, 남학생 여학생 모두가 입을 꽉 다물며 나의 수업을 지켜본다. 매 수업시간마다 장학수업을 하는 느낌이다. 나는 시간강사라서 내 수업시간을 학부모님들께 공개수업으로 하는 부담은 없는데 2학년들은 1학기, 1년이 지나도록 끝임없이 말이 없다. 가장 수업하기 어려운 학년이었다.


3학년은 남녀공학 3년, 여중 1년을 해봤는데 1, 2학년들과는 다르게 많이 성숙한 느낌이 든다. 학생들이 학생들로 보인다기 보다는 나보다 조금 어린 동료처럼 느껴질 정도로 성숙한 면이 많고, 이 때쯤이면 고교 입시와도 연관이 많이 되기 때문에 본인이 인문계를 희망하는지, 특성화고를 희망하는지에 따라 진로와 수업시간과의 상계관계도 큰 편이다. 1, 2학년때는 시험기간이면 모두가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컸다면 인문계 진로를 희망하지 않는 친구들은 이 시기부터는 시험기간에도 크게 연연해서 공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반 분위기도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은 반은 수업 집중도가 더 높은 편이고, 직업계고를 희망하는 친구가 많은 반(혹은 목소리가 큰 반)은 수업 집중도가 조금 낮다고 느껴진다.


학년별 특징은 비교적 짧은 시간강사 경력으로 파악한 분위기이고, 물론 반마다 혹은 학생별로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이런 전체적인 특징과는 별개인 친구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어간 중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는 이러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고, 그 특징들이 도드라지는게 바로 중1 겨울방학이 지나고 중2에 올라가면서부터다. 겨울방학동안 질풍노도 시기의 정점을 보내고 온 듯한 느낌으로 2학년을 시작하고, 1년 후엔 중학교에서 가장 높은 학년이 되는 만큼 본인의 미래에 책임감이 슬슬 생기기도 하는 시기이다. 수업시간 외에 생활지도도 해보면 더 도드라지는 특징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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