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는 하고 있지만, 경제적 자유는 크게 없다. 내 알바비는 고정 수입이 아닐뿐더러 심지어 무급인 달도 있기에 가정 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행사력은 전혀 없다. 알바비의 주요 소비처는 가족여행이다. 1년 열심히 모아서 해외여행을 간다거나, 1달 열심히 모아서 짧은 국내여행을 가는 편이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개거(개근 거지)를 벗어나 꾸준히 체험학습을 내고 여행을 다닌다. 이렇게 여행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는 군인가족 덕분이기도 하다. 남들은 일부러 한 달 살기, 일 년 살기를 하는 반면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1~3년 살기를 하기 때문에 이사 간 곳에 한해서 그 지역 주변을 돌아보는데 열심히다. 언제 또 올지 혹은 안 올지도 모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사를 자주 다니면 그 지역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아이들의 학습권이 계속 바뀐다는 단점이 공존한다. 전학은 물론이고, 학원도 계속 바꿔 다녀야 하며, 교육청마다 다른 시스템으로 커리큘럼 역시도 바뀐다. 초등학생이 무슨 커리큘럼이겠느냐고 하지만, 실제로 지금 우리가 지내는 강원도교육청은 생존수영을 3~4학년에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반면에 이사오기 직전 충남교육청은 2학년인 아들도 생존수영을 갔었었다. 생존수영뿐만 아니라 교과서도 학교마다 다르고, 우리가 속한 지역부터 배우는 사회교과는 아예 이사를 가면 그 지역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리셋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이사할 때마다 시스템이 계속 바뀌는 시점에 아이들에게 어떤 사교육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었다. 이사를 안 간다면 지역에서 제일 좋은 영어학원, 수학학원을 골라서 꾸준히 보내면 될 일인데 그 학원을 계속 다닐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기에 사교육도 고민이 되었다.
그 대안은 엄마였다. 아이들은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어릴 적에 전학을 딱 1번 간 적이 있는데 나만 빼고 모든 게 익숙하게 돌아가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심지어 초등 5년간 이번이 3번째 학교인데 내년에 또 전학을 갈 예정이다. 그러니 6년간 무려 4개의 학교를 다니는 셈이다. 이런 아이에게 적응 말고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의 사교육은 엄마인 나의 역할이었다. 다행히 나는 수학을 제일 열심히 했던 학생이었기에 초등 수학 정도는 커버가 가능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1학년 때부터 규칙을 정해서 수학을 같이 공부했다. 고학년인 첫째는 경시대회에 참여해서 수상할 정도의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해당 학년의 심화 문제집까지는 건드리는 수준이 되고, 둘째는 이제 3학년이라 열심히 구구단을 몸에 아로새기며 수에 적응하고 있다. 이렇게 수학은 내가 전담하고 있다.
영어는 지난번 적었던 엄마표 영어를 열심히 하고 있다. 엄마표 영어의 특징은 아이의 흥미 + 엄마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엄마의 원서 정보력과 아이의 취향을 고려한 선택으로 쭉~ 이어가는 시스템인데 현재까지도 무리 없이 잘 이루어진다. 두 아이 모두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고, 말하기는 테스트해 본 적은 없지만, 둘이서 놀 때는 간혹 영어를 쓰면서 노는 것을 보면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프리토킹도 나보단 잘한다고 생각한다. 외벌이의 사교육은 이렇게 엄마표 영어와 수학으로 커버하며 두 명의 학원비를 절약하며 열심히 순항 중이다. 아이의 사춘기가 찾아와서 엄마와 같이 공부하는 게 싫어진다거나 엄마의 능력이 부족해 아이의 공부를 커버해 줄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면 다시 바뀌겠지만, 우리는 5년째 서로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