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 이어서)
영어와 수학을 엄마와 함께하고 엄마와 함께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예체능이다. 예체능에 뛰어난 자질이 보여서 예체능을 시키는 것은 아니고, 살면서 아이가 악기 하나쯤은 연주하면 좋겠고, 운동 하나쯤은 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사를 가도 악기와 운동은 연계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2가지는 아이들에게 추천했다.
사실 난 피아노를 꽤 잘 친다. 어려서 피아노 학원을 오래 다니기도 했고, 커서도 가끔 피아노를 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피아노 말고 다른 악기를 했었으면 했다. 피아노는 들고 다닐 수도 없고, 이사를 하는 우리로써는 집에 쉽게 둘 수도 없는 악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두 아이 모두 피아노 학원을 다닌다. 첫째는 4년 차, 둘째는 2년 차. 모든 학원이 다 마찬가지지만, 엄마가 가라고 해서 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우리는 외벌이 아닌가. 아이 둘의 피아노 학원 값만 해도 3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렇기에 나는 항상 아이들에게 인지시킨다. 너희가 하기 싫은 일에 돈을 쓸 필요는 없다. 피아노 학원은 살면서 꼭 다녀야 하는 필수적인 학원은 아니니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피아노 배우는 일에 무엇보다 열정적이다. 매달 한 곡을 외워서 쳐야 하는 연주곡을 기다리고, 오늘은 하농을 치는 날이라며 아쉬워하고, 재즈 피아노곡을 치는 날은 아는 노래를 연주할 수 있다는 기쁨에 즐겁게 피아노 학원에 간다. 단지 피아노가 좋아서라기보다는 학원 선생님들께서도 아이들을 잘 케어해 주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은 하고 있다. 피아노 연주라고 해봐야 매일 독방에 들어가서 포도송이를 색칠하며 한 곡, 한 곡 치는 일은 무엇보다 괴로웠던 기억이 있는데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둘은 콩쿠르를 준비하며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어떤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다니고 있다.
악기가 피아노였다면 운동은 수영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은 놀랍게도 수영장이 참 많은 지역이다. 이사를 다니면서 군인 가족이 모여사는 동네에는 전투수영장이 있기도 했지만, 지자체에서 이렇게 저렴하게 수영장을 많이 운영하는 곳은 이 지역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신랑이 먼저 이사를 오고, 가족이사를 기다리던 시점에 수영장을 알게 되어 대기를 걸어놨었다. 그래서 이사를 오고,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에 아이들 모두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타고난 몸치인 아들은 첫날부터 동생보다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하기도 했지만, 운동만큼은 아이들의 의지가 아닌 내 의지로 계속해서 픽업해 줬다. 주 4일 동안 6개월을 하고 나니 아이들은 자유형과 배형을 할 수 있었고, 1년이 지나니 물속에 있는 것이 더 편해질 만큼 모든 영법을 마스터했다. 초급반, 중급반, 상급반까지 다니고 이어서 다닐 수 없어서 중간에 쉬면서 테니스, 탁구 등도 해봤는데 아이들 모두 수영을 다시 하고 싶다고 해서 지금은 어떤 영법을 배우러 다니기보다는 수영으로 몸을 건강히 하고, 자세를 다듬는 방향으로 다니고 있다. 이사와서 제일 잘한 일이 바로 수영장에 다닌 일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우리 집은 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피아노학원과 수영으로 매달 2명이 합해서 40만원이다. 다음 달부터는 수영장도 다자녀혜택으로 50% 할인을 해준다니 지금보다는 조금은 내려갈 것이다. 다른 집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는 없는 금액이다. 요즘 학원비도 만만치 않아서 많이 다니지 않아도 가격은 후루룩 올라가기 마련이니까. 아이가 커가면서 또 다른 사교육이 툭 하고 등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은 우리 집 나름대로 최적의 투자로 최선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