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서하는베짱이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병원 가야 할 일이 종종 생기는데요. 특히,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단체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기침과 콧물은 기본이고 열은 일상이지요.
요즘에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이 이마를 짚어보고 열 재는 일입니다. RSV로 인한 열경련을 한 번 경험해 보니 열에 더욱 민감해지더라고요. 열이 나면 어린이집 등원이 불가능해지는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됩니다.
아이가 아프면 어떤가요?
이 때는 자연스럽게 회사 출근도 어려워지지요. 휴가를 써서 병원에 데려가야 합니다. 급작스러운 휴가에 대신 내 일을 처리해야 될 부서원들에게 미안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우리는 아이를 돌봐주지요? 밤잠 설치는 아이 옆을 지키기도 하고 입맛이 떨어진 아이를 위해 죽을 만들어 먹이기도 합니다. 가슴 졸이는 심정으로 빨리 낫기만을 바라면서요.
우리가 아프면 어떤가요?
어느 날 제가 갑작스러운 몸살기운으로 열난 적이 있는데요. 몸은 피곤하고 힘도 없어 누워서 쉬고 싶었습니다. 잠깐만 쉬면 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몸이 아파도 아이는 돌봐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부모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밥을 먹이고 씻기고 책도 읽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아프다고 자유롭게 쉬는 건 불가능합니다.
아이에게 병을 옮길까 봐 노심초사하기도 합니다. 내가 아픈 걸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이때 문득, 나에게 아플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의 희생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부모님도 우리를 위해 조건 없는 희생을 감내하셨을 테니까요. 이래서 자식을 낳고 키워봐야 한다고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나 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게 이런 걸까요?
내가 아프고 자유롭게 쉬는 건 어렵지만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힘든 게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입꼬리가 올라가고 미소를 짓게 됩니다. 아이가 아픈 게 아니라 내가 아파서 다행이다라는 안도의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아이를 재우고 쉬려는 순간 와이프가 약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체온계로 체온을 확인하고 약을 전해주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가족이 있습니다. 힘든 걸 이겨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 가족 덕분입니다.
육아가 힘들고 지칠 때 가족 얼굴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여러분도 모르게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지는 않나요? 힘들고 지칠 수 있는 것도 가족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힘들다고 느껴지는 이런 감정들은 혼자 산다면 느낄지 못할 소중한 감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