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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텃밭이 있다면..

이 나이 먹고 글이라니

by 바다빛 글방

한때 나는 나의 삶 전부가 가족을 위한 것이라 믿었다.

아들의 도시락 반찬을 고민하고, 교복에 묻은 얼룩을 지우며, 내 삶의 텃밭에는 가족의 씨앗만이

존재했고 부지런히 심었다. 그런데 문득 뒤돌아보니, 정작 나 자신을 위한 씨앗은

뿌리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50이 넘어 시작한 글쓰기는 나에게 그런 씨앗을 심는 일이었다.


이 브런치북은 나의 작고 투박한 텃밭이다.

어떤 날은 잘 다듬어진 문장이 열리고, 어떤 날은 삐뚤삐뚤한 마음의 잡초가 자라기도 한다.

나의 글들은 독자들에게 거창한 깨달음을 주려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작은 마음 텃밭에 독자들의 발자국이 살짝 찍히고, 그 흔적 위로 따스한 위로와 바람이 불어온다면

그것으로 나는 충분하다. 50대. 누군가는 인생의 황혼기라 말하고, 누군가는 그저 굴곡 없는 일상의 반복이라 말하는 나이다. 나 역시 그랬다. 거울 속의 나는 더 이상 풋풋한 20대도, 씩씩한 30대도 아니었다.

그저 밥하고 빨래하는 영주동에 사는 아주 평범한 아줌마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어느 날 불현듯 글이 찾아왔고 아니, 내가 글을 찾아 나섰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사는 동안 나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마음의 짐이 많아서 홀로 버텨야 했던 외로움도,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지난 삶도 모두 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 모둠 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갈 때마다 꽁꽁 묶여있던 마음의 매듭이 하나씩 풀리는 기분이었다.


매일의 기록 일기 같은 글을 적으면서 한 뼘의 마음을 채워가는 부끄럽지만 솔직한 마음을

일기장처럼 써 내려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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