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6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롤로그

그래도 휴먼

by 검마사 Mar 11. 2025

50이라는 숫자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100의 반? 5의 10 배수? 

다시 묻겠다. 

50이 나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갑자기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 

50살은 반백살이라고 한다.

인간이 100세까지 산다고 하면 절반을 산 것이다.

앞으로 절반이나 남았네라고 긍정회로를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인간의 몸은 기계가 아니다.

20~30세가 지나가게 되면 사람의 몸은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을 내게 된다.

건강 관리를 소홀히 했다면 약을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조금만 무리해도 몸에 탈이 나서 병원행일 수도 있다.

이렇게 무게감이 있는 나이에 뭔가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당장 막막한 생각부터 들 것이다.


20대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30대는 한창 회사나 직장에서 일을 배우고 활발한 활동을 할 때다.

40대가 되면 지금까지 쌓은 경험으로 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거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50대는 슬슬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50대에 뭔가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다니 숨이 턱 막히지 않는가?

불과 2년 전의 내가 이런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공들여왔던 모든 일들이 무너지고 인간관계마저 악화되고 말았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용할 지경이었다.


사업은 그럴 수 있다.

투자도 망할 수 있다.

그래도 내가 믿는 구석은 있었다.

지금까지 사람들과는 잘 지냈다고 생각했다.

경조사도 부지런히 챙기고 남들의 부탁을 외면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때로는 손해도 감수해 가며 남들에게 좋은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해 왔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나이를 먹을수록 헛된 노력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자의 사정에 의해 사람들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믿었던 친구도 직장 동료도 사업파트너도 하나같이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핑계 대며 내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

50을 앞둔 어느 날, 그제야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때는 지인들의 연락으로 불이 나는 듯했던 전화기도 이제는 각종 광고나 사기 전화만이 걸려올 뿐이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책을 봐도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각종 영상이나 강의를 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생각이 멈춰 버린 것만 같았다.

과거에 세웠던 목표나 꿈은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다.

이번 생은 망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를 잡아준 것은 블로그와 글쓰기였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몰랐었다.

글쓰기와는 전혀 연이 없을 것 같았던 내가 글쓰기를 통해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될 줄은 몰랐었다.

시작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글쓰기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꾸준하게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블로그에서 만난 인연 덕이었다.

지금까지 알고 지냈던 사람들과는 달리 글쓰기로 알게 된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그들이 무조건 착하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나를 버렸던 사람들도 사회의 눈으로 봤을 때는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들의 우선순위에 나는 들어 있지 않았기에 매몰차게 버렸을 뿐이다.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내면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어쩌면 이렇게도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은지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아왔던 세상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이제부터 할 이야기는 2년의 세월 동안 나를 변하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버려진 나를 다시 바로 서게 만든 것도 사람들이었다.

그렇다.

사람은 사람으로 일어서야 한다.

그래도 휴먼이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