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휴먼
좋은 사람 옆에 좋은 사람이 있다고들 말한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길 바란다. 어떤 사람들로 주변이 채워져 있는가?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가? 아니면 매사에 불평불만만 가득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가? 전자라면 당신은 좋은 사람일 것이다. 후자라면 당신은 나쁜 사람인가? 아니다.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해도 나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변화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이다.
과거의 나 역시 답답함 속에서 살아왔다. 문제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몰랐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원인을 모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 늘어가는 것은 술이요, 짜증뿐이었다. 주변의 조언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나보다 불만이 더 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니 도움이 될만한 말을 들을 수는 없었다. 나보다 돈을 잘 벌고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았다. 미래에 대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심심하지 않게 보내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도 그들 중의 한 명이었을 뿐이다.
블로그 B를 안 것은 행운이었다. B는 초대형 블로거였다. 이미 베스트셀러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조금씩 이웃이 늘어가던 상황에서 우연히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으며 눈이 확 트이는 경험을 했다. 답답하던 내 속을 풀어주는 글들이 많았다. 시간, 사람, 직업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계기를 갖게 되었다.
사람의 운이 한번 풀리게 되면 좋은 쪽으로 흐르는 모양이다. B를 안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B가 무료강의를 시작했다. 무료 강의 후에는 유료 클래스로 이어졌다. 마치 뭐에 홀린 듯이 그의 클래스에 합류하게 되었다. 1년간의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글을 쓰는 목적이었다. 지금까지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하고 글을 꾸준히 써왔을 뿐이었다. 글을 쓰면서 만난 이웃들과의 소통으로 조금씩 긍정적인 마인드를 탑재하게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강력한 동기가 있어야 했다. B는 내가 필요한 그것을 알려 주었다. 앞으로 글을 써야 하는 목적을 말이다.
글은 남을 돕기 위해 써야 한다. 여기에서 남은 나 자신도 포함한다. 남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면 시야가 넓어지게 된다. 지금껏 마주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남을 돕는 것은 나를 돕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남을 돕기 위해서라면 내가 가진 것이 많아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내가 가진 것이 있어야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글쓰기는 이런 생각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글쓰기는 언제든 남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도구이다.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는가? 글을 쓰면서 이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쓴 전자책을 읽고 도움을 받았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는 댓글도 받았다. 희한한 것은 이렇게 남을 도울수록 내 일도 잘 풀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먼저 블로그가 터졌다. 조회수와 공감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웃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이웃이 백 명이 넘게 늘어나는 날도 있었다. 조회수가 세 자리를 넘는 날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내가 쓴 전자책이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온라인 강의를 하면 100명 가까운 이웃이 모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지금까지 우물 안 개구리에 살아왔던 내가 비로소 우물밖의 세상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났을 즈음 주변을 돌아봤다. 예전에는 불만에 가득 찬 술친구들로 가득했다면 이제는 글벗들로 가득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술을 안 마셔도 밤새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지치고 주춤할 때면 따끔한 말로 나를 일으켜주는 사람들이다. 너무 힘들어하면 따뜻한 말로 토닥거려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가득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B는 새로운 클래스를 열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남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나 역시 그에게 배운 것을 조금씩 실천으로 옮기는 중이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