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전 발표 자리.
구청장실에는 팀장과 과장이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팀장은 휴가였다.
그녀가 대신 들어가야 한다. 그녀는 고민하며 사전에 말했다.
“공황 때문에 팀장 대신 참석은 어렵습니다.”
과장은 대답했다.
“거기 팀장 와도 어차피 말 한마디 안 해요. 그냥 들어가세요.”
며칠 동안 과장은 자료 때문에 그녀를 붙잡았다.
수정, 재수정, 끝없는 검토.
그런데 보고회 당일, 과장은 갑자기 말했다.
“휴가 중이라도 팀장한테 연락해 보세요. 집에 있음 나오라고 하세요.”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냥 제가 들어갈게요.”
팀장은 못 나온다고 했다.
보고회는 시작되었다.
문이 열려 있어서 다행이었다.
닫힌 공간이었다면 숨이 막혔을 것이다.
차례가 돌아왔다.
구청장의 질문.
그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마무리했다.
처음 대면한 구청장.
그는 팀장들의 직렬과 경력을 물었다
그녀에게 시선이 오자
“오늘 팀장님 부재로 제가 대신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과장은
그녀가 오래 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말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
스무 해 가까운 시간.
그 말이 그녀를 지켜주지도, 올려주지도 않는다는 걸.
구청장이 말했다.
“승진시켜요.”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 말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