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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오리 Nov 24. 2023

소설 계약해 집필하기

영화 소재를 소설로 계약해 집필한 후기


남편의 소개로 대형 제작사 고문님이자 회장님을 만나 소설 한 권을 계약해 집필을 했었다. 결혼하고 임신한 몸으로 마지막 방송 작가 일로 마무리 한 게 그 소설 한 권이다.


작가 일에는 구성 작가, 드라마 작가, 소설가, 시인, 동시인, 동화 작가, 에세이 작가, 자서전 대필 작가, 웹 스토리 작가 등이 있다. 자서전 대필 작가들도 일 잘 하시는 분들은 꽤 큰 원고료로 계약을 하여 작업을 하신다는 얘기는 들었다.


소설도 개인적으로 소설가로 이름을 올려 쓰시는 분들도 있고, 드라마 스토리나 영화 소재를 소설로 쓰는 작가들도 있다.


나는 제작사에서 영화 소재로 생각하고 있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소설 한 권으로 계약해 집필을 한 케이스다.


일단 자신의 사연과 스토리를 제공해 주실 분과 계약서를 쓴다. 소설 한 권 집필하는데 4천만원에서 5천만원 선으로 평균적으로 계약을 맺는다. 나는 1권 분량으로 4천 만원에 계약을 했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도장을 찍고 나면 원본 계약서로 각자 한 장씩 계약서를 나눠 갖는다. 그리고 나면 인터뷰가 시작 된다.

그때 나는 남편과 경기도와 군산을 왔다 갔다 하며 인터뷰를 했었다. 인터뷰를 가면 자고 올 때도 있다. 그러면 꼭 호텔을 예약해 놓으시고 깨끗한 호텔에서 묶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참 신경을 많이 써 주셨던 듯 하다.

인터뷰 자체도 흥미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 분의 일정에 따라 전혀 새로운 공간에 처음 들어가 긴장감을 느껴 보기도 했다.


나는 남들의 사연과 살아 온 인생 얘기를 듣는게 참 재밌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감정들이 내가 느껴 보지 못한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기도 한다. 때로는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은근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까지 살고 있구나, 우리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자서전 집필 계약이 아니라 소설 집필 계약이었지만 사연의 당사자이신 이사장님께서 한 치의 픽션도 허락하지 않으셔서 나의 살 덧붙이는 활용하지 못했다. 있는 그대로의 스토리를 살리려 노력한 소설이었다.


자서전도 비슷한 단계로 진행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자서전도 작가가 약간의 창작력을 발휘하는 게 허락되는 걸로 안다. 사실 그대로의 바탕에서 약간의 작가적 스토리 라인 설계의 소양을 활용할 수 있다고는 들었다.


자서전이나 영화 소재의 책 집필은 인터뷰와 집필 작업이 주다. 크게 다른 작업이 필요하지는 않다. 주인공의 중요한 공간을 방문해 본다거나, 주인공과 연관된 공간을 간접 체험과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방문하는 정도다.


그렇게 소설을 써서 책으로 출간 되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영화화가 될 수도 있고 영화 제작으로까지 성사가 안 될 수도 있다. 일단 감독들이 그 스토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사연을 제공하신 분이나 가족들이 허락하고 제작사와 얘기가 잘 되면 영화화 되거나 책으로 출간 되기도 한다.


내가 쓴 영화 소재의 스토리 소설은 영화화 되지 않았다. 책으로 출간 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계약금도 100% 다 입금 받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 소설 계약을 소개해 주신 대형 제작사의 고문님 겸 회장님께서 스토리를 제공해 소설 집필을 경험하게 해 주시고, 인터뷰 때마다 배려와 신경을 많이 써 주신 이사장님께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 값지고 좋은 경험이었던 게 사실이긴 하다.

글도 잘 썼다고 칭찬들을 해 주셨어서 뿌듯했었다. 작가가 글 잘 썼다는 칭찬 만큼 더 듣고 싶은 말이 있을까 싶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작가의 문장력이나 문체도 좋아야겠지만 작가로서 많은 경험을 해 보는 것도 글을 쓰는데 사실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더구나 소설 쓰는 법과 시 쓰는 법, 대본 쓰는 법, 프로그램 구성해 대본 쓰는 법, 에세이 쓰는 법이 다 다르다.  

영화는 영화 감독의 의견이 주이고, 드라마는 드라마 작가의 의견이 거의 주가 된다. 어느 분야의 작가들이 일을 할때 그 분야에서 어떤 사람의 아이템과 의견에 많이 귀를 기울이고 반영해야 하는지도 아는게 좋다.


일반적으로 작가하면 집에 틀어 박혀 글만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드라마 작가들도 기획안이 완성되고 대본을 쓰기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 하고, 공감대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좋은 스토리 라인을 보여 주기 위해 글 쓰는 것 이외의 노력들을 한다. 방에 틀어 박혀 글만 쓰지는 않는다.

유에서 유를 창조하여 대중들과 시청자들, 독자들에게 공감대와 대리 만족을 줘야 하는 직업이기도 한 게 작가이다. 상상력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


사람들의 사연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자리에서 각자 닮은 듯 다른 듯 수많은 스토리들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그 삶의 형태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사람을 싫어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에 관심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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