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에 꾸지 말아야 할 꿈이 있을까? 꾸면 안되는 꿈이 있을까?
먹으면 안 되는 고기가 있을까?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빨간 선홍색을 익혀가며
자신의 몸을 뜨겁게
희생하고 있는
저 고기의 살점을 입 안에 넣고
씹으며
아들이 묻는다
"엄마는 꿈이 뭐야?"
내 나이 마흔 후반이야,
아들이 묻는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 못하며 살아온 지
이십년 삼십년은 된 거 같아서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불판 위에서 익어 가는 고기들만
쳐다 봤다, 익어가는 고기를 뒤집어
아들의 그릇에 놔주기 바빴다
저 고기도 꿈이 있었을까?
불판 위에서 자신의 몸을
뜨겁게 태워 가며 우리의
입으로 들어와 씹히는 것 말고
다른 꿈이 있었을까?
내 나이 마흔 후반에 꾸지 말아야
할 꿈이 있을까?
내 나이 마흔에 꾸면 안 되는 꿈이
있을까?
나는 꿈을 꾸어도 될까?
나는 아무 말 없이, 다 익은 고기의
살점을 입안에 넣고 씹고 또 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