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화벨

시집 모른다 아직은

by OH 작가

20년 전에 시인협회 회장님이셨던 이교수님께 검수 받은 작품입니다. 저작권 법을 존중해 주세요!



시) 전화벨



(E) 언제나 당신이길…


(s# 1)

전화벨이 울리면

술 한잔 식사 한끼

밖으로 불러내는

목소리들을 대답도 없이

끊어 버리고 기다리는,

여전히 들리지 않는 한 사람의

목소리


(E) 차라리 당신이길…

(S# 2)

새벽부터

어두운 밤 열 두시까지

내 이름 불러 줄 시간조차 없는


(E) 그래도 당신이길…


(S# 3)

그대가 없는 밤거리 골목 안에서

찾아낸 아메리칸식 바

검은 실크 남방 위 단추

두 개 푸르고 식도 안으로

밥 대신 흘러 넘기는 위스키의

오르가즘 배고픔, 그것을 훔쳐내기라도 할 듯

내 목선을 더듬는 맞은 편 자리의

술 취한 눈동자



(E) 혹시나 당신이길…


(S# 4)

옆자리에 앉히고 나를 향해 내뿜는

담배 연기

닿을 듯 말 듯 내 허벅지로 향하는 손길

바라보며 전화 걸어 보지만


(E) 아직도 당신이길…


(S# 5)

언제나 부재중,

술 취한 낯선 남자에게

미친놈이라 욕을 해 주고

뛰쳐나와 버리는 내가

기다리는 것은?



이전 10화시) 흐린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