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그중에서도 단어가 주는 찬란하고 위대한 영향력에 끌렸다. 주목하기 시작했다.
노인의 입에서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단어들이 내 귀에 꽂힌다. 고개를 돌려 얼굴을 바라본다. 무섭게도 닮아 있다. 정신이 번쩍 든다. 나는 아름답게 늙고 싶다. 그러니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사소한 단어는 사소하지 않다. 사랑도 많이 받아본 사람이 많이 줄 수 있고 사랑을 많이 주는 사람이 많은 사랑을 받듯이, 따스하고 다정한 말을 매일 듣고 자란 사람은 예쁘고 고운 말들이 가득 담긴 장독을 가지고 있다. 기쁨과 사랑, 따뜻함이 충만한 장독 안에서 하나씩 꺼내어 쓰기만 하면 된다.
아찔하다.
촘촘히 짜여진 일정과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엄마로서, 새벽부터 동동거리다 저녁이 되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다는 핑계 같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수정해야 할 단어, 연습해야 할 문장들 투성이다.
단어가 주는, 말이 전하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그중에서도 엄마의 말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온기로 가득한 우주가 돼주기도, 지뢰밭처럼 불편하고 고통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그렇게 잘 알면서 말이다. 나 자신보다 더 애틋하고 잘 되길 바라는 귀하고 귀한 행복이, 사랑이에게 이런 단어들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니.
나도 한 때는 따뜻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말을 해 주는 엄마였는데,
나도 그때는 속상해하는 아이에게 귀 기울여 주고, 위로의 말을, 응원의 말을, 기대의 말을 해줬었는데...
옳은 말, 맞는 말, 걱정돼서 하는 불안한 말, 잘 되라는 마음에 하는 잔소리로 퍼져버린 말, 이런 말들 말고 지금의 아이에게 집중하며 다정한 한 마디 해주는 엄마이고 싶다. 잔소리하고 있는 스스로도 너무 보기 싫은데 듣는 입장은 더 하겠지.
지체할 시간이 없다. 차고 넘치게 온몸으로 알고 있지만 실전에서는 기존의 방식이 새어 나오기에 사랑 가득한, 용기를 주는 단어와 다정한 말투를 장착해야 한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
출처: Un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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