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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움 Mar 18. 2024

먼저 주면, 가득 돌아와요.

"왜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 해?"

"먼저 인사를 하면, 더 크고 멋진 사람이 되는 거야."

"으잉??? 어떻게? 그게 왜 멋진 건데?"


우리 집에는 항상 옆집, 윗집 아이들이 넘쳐났다. 특히 옆집 아이들은 거의 매일 드나들었는데 그 동생들이 저녁까지 먹고 간 날이면, 할머니는 엄마에게 눈치를 주며 꼭 한 소리를 하셨다.

"뭐 하려고 허구한 날, 남의 집 애들까지...!"

그럴 때면 집안 분위기는 갑자기 싸늘해지곤 했는데 어린 나조차도, 어떤 날은 쟤네들은 참 매일도 온다, 엄마는 왜 거절을 못할까, 아줌마는 오늘은 무슨 일이길래 또 맡긴 걸까, 할머니는 굳이 저런 얘기를 해서 엄마 기분을 상하게 할까, 사각형의 꼭짓점처럼 네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었던 기억이다. 



이런 경우를 포함하여, 항상 먼저 베풀고 주는 삶을 살아오신 부모님을 보며, 왠지 다르게 살고 싶었다. 먼저 내어주기보다 상대가 주면 그만큼 보답하는 쪽이 더 현명하고 똑똑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대가 마음을 열면, 그제야 내 마음도 열었고(물론 마음 열기는 측정도 힘들고 계획한 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지금 돌아보면 의식 저변에 이런 마음을 갖고 한동안 살아온 것 같다.) 호의를 베풀기보다는 받는 쪽을, 다가가기보다는 누군가 다가워주는 걸 훨씬 선호했었다. 






마음은 그렇게 먹었어도 한평생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자랐더니 어느새 부모님의 모습을 비슷하게 닮아가고 있었다. 주위를 봐도 먼저 내어주고 마음 써주고 베푸는 사람들 곁으로 모여든다.  




베푸는 사람들

H는 회사 선배로 만나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일에 있어 정확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이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면 공감의 여왕이다. 일, 커리어적으로 고민이 생길 때마다 생각나는 일순위 멘토였고 이직할 때도 크나큰 도움을 받았다. 커리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이 있을 때도 진심을 다해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인생의 귀인 중 한 명일만큼 고마운 선배다. 항상 맛있고 비싼 밥을 사주는데, 이제는 제발 내가 잘 돼서 가격표 안 보고 먹고 싶은 거 무한대로 사주고픈 상대다. 


C는 커다란 눈망울의 순심이 같은 얼굴로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눈으로도 보인다. 상대방의 입장을 최대한 헤아려 듣고자 노력한다. 몇 년 전, 내 인생 그래프의 최저점을 찍었던 사건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는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가 절실했지만 아무나 불 잡고 얘기할 수 없는... 겨우 용기 내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나를 집으로 초대해 몇 시간이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나도 누군가가 말하기조차 힘든 시간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그럼에도 말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L은 진정 듣기에 달인이다. 따뜻한 공감과 위로, 거기에 적절한 리액션이 그녀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솔직하게 자기의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선을 넘지는 않는 말들을 듣다 보면 내공이 느껴진다. 특히, 경청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나 상대의 말도 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모습에 감탄이 나올 정도다. 듣고 있다 보면 저런 내공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K는 특유의 온화한 말투와 여유로운 분위기가 매력 포인트다. 겸손하고 센스까지 겸비한 그녀는 주변을 세심하게 잘 챙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인데 존재감은 뚜렷하다. 여기저기서 그녀를 찾는다. 조급하고 상대를 재고 일희일비하는 사람 옆에서는 그 기운이 주위로 전염되는 느낌인데(실제로 그렇다고도 한다.) 그녀 옆에 있으면 그녀의 너그러운 태도와 우아한 말투를 배우고 싶어 자꾸 따라 하게 된다. 그러니 K처럼 여유롭고 평온하고 온화한 사람 옆에 모일 수밖에.





베푼다는 건 꼭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더라.

작게는 약속 시간을 잘 지키는 것부터 상대의 시간까지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깔려있기에 이 또한 베푸는 마음이며, 상대의 아픔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도 마음 한 켠을 내어주는 행위이다. 따뜻한 공감과 진심 어린 위로를 표현하는 것도, 미소 띤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것도 베푸는 삶의 일부이다. 친절한 태도와 따스한 말 한마디는, 하는 사람이 더 기쁘기도 하다. 주는 게 큰 기쁨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와닿기 시작했다.

  





관계란 자신이 한 만큼 돌아오는 것이네.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다가가고, 공감하고, 칭찬하고, 웃으면
그 따뜻한 것들이 나에게 돌아오지.
<관계의 힘>


 

나의 이익만이 아니라 상대의 이익까지 고려하고 중시하는 'Giver'
'Taker(남에게 베풀기보다는 내 이익을 먼저 챙기는 사람)'나
'Matcher(받는 만큼만 주고, 주는 만큼만 받으려는 사람)'들은
본인 이익 위주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결국에 이런 태도는 밝혀지게 되고 이런 사람들과는 거래하지 않는다.
<기브 앤 테이크>



힘세고 포악한 종자는 멸망하고 
착하고 배려하는 종자는 생존한다.
<찰스 로버트 다윈>







미국에서 남을 가장 많이 도우면서도 가장 생산성 있는 심리학자,
양보와 배려가 어떻게 성과로 이어지는가를 학문적으로 증명하다

《기브 앤 테이크, Give and Take》는 이 질문에 상식을 깬 대답을 내놓는다. ‘독한 놈이 성공한다’는 비즈니스의 오랜 명제는 틀렸으며, ‘양보하고, 배려하고, 베풀고, 희생하고, 조건 없이 주는 사람’이 성공 사다리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다는 것.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로 ‘호혜의 원칙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10년 이상 연구해 온 저자는 세계 각국에서 펼쳐진 수많은 최신 심리 실험과 경영학 이론, 그동안 접한 적 없는 독창적인 사례를 버무려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어불성설의 가설을 ‘진실’로 제조해 낸다.


그랜트 교수에게 ‘남을 돕는 일’은 생산성의 적, 즉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시간낭비가 아니다. 그는 항상 누군가를 도와줬다. 그러면서도 항상 생산적이었다. 그는 이 두 가지 요소(도움을 주는 행위와 생산성)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늘 궁금했다. 그가 젊은 나이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자신의 생활신조, 즉 돕는 행위와 생산성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집요하게 파헤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성공의 오랜 미신을 뒤집는 혁명적 보고서이자,
인간 본연의 고결한 본능을 따르는 마음씨 착한 영혼들을 위한 열정적인 응원가

‘승자 독식’과 함께 성공에 대한 오랜 미신으로 작용하는 것이 있다. 타고난 재능, 피나는 노력, 결정적인 타이밍이 따라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은 이 세 가지를 성공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로 인식해 왔다. 책은 성공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네 번째 요소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다.






람들은 똑똑하다. 

자신만의 이익이나 유리한 조건을 위해,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면 결국 다 알게 된다. 반대로 진심에서 우러나온 호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온다. 아주 작은 예쁜 마음들과 친절은 쌓이고 쌓여 금전적인 성과와 성공으로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환한 얼굴로 따스한 말 건네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출처: 기브 앤 테이크》 출판사 서평, Un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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