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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움 Apr 10. 2024

오늘도 잽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카피를 썼던 나는 이제
“나이는 속일 수 없다”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문장의 순간>
 



내 마음속에 쏙 들어갔다 나온 문장을 만났다. 저런 문장을 쓰고 싶었는데 말이다.

나이 들어서 좋은 점도 많지만 서글퍼지는 점도 생긴다. 그중 하나가 기초대사량의 감소이다. 나는 절대 소식을 할 수 없다고, 그러니 차라리 먹고 운동을 더 하겠다고, 좋아하는 음식을 한 입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는 일은 결코 해낼 수 없을 거라고 굳게 믿어왔다. 삶은, '절대'와 '결코'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깨닫는 의식의 변화 위에 자리한다.


마흔 이후의 다이어트와 체중 유지를 위한 일상은 치열하다. 고작 삼 년 차이지만 서른아홉 살처럼 먹으면 마흔둘의 몸은 버겁다. 소화력 하나는 자신 있었는데 꾸덕한 크림파스타 한 접시를 채 비우지 못한다. 뷔페 값을 뽑고도 남아 뿌듯해하던 날들은 과거가 되었다. 슬프게도 정말 그런 날이 오더라. 서른아홉 살의 몸무게와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마흔둘의 몸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식단 조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영양의 구성과 질은 기존의 것을 유지하되 양은 줄여야 했다.






2024년 4월, 17년 차 유지어터의 일상

1. 새벽 폼롤러 스트레칭과 요가는 주 5회 이상

2. 주 2회 뮤직복싱

3. 하루 10분 근력 운동

4. 모임은 되도록이면 점심으로. 닭강정, 해물파전, 떡볶이를 앞에 두고 조절하는 여전히 너무 어렵다.

5. 저녁 모임이 있으면 점심은 최대한 소식

6. 따뜻한 물 수시로, 목마름과 배고픔 구분하기

7. 단 음료는 최대한 마시지 않기

8. 매일 아침 몸무게 측정 후 식사량 조절




오늘도 공복에 탈의하고 몸무게를 쟀다. 46.9kg 일지라도 46kg 대라 치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어젯밤 치킨의 유혹을 가까스로 뿌리친 스스로가 대견하고 장하다.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지 싶다가도 '이게 또 나지 뭐.' 하며 받아들인다. 운동과 식단으로 몸과 체형을 관리하는 건,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 매일의 반복적 행위를 통해 나는 나의 정체성을 수립해 나가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고 이를 유지하려고 한다.



타고남이 아닌, 나의 노력과 애씀으로 가꿔나가는 지금의 몸이 꽤 마음에 든다.
<아름다움>







2월 7일 첫 화를 시작으로 달 동안 연재 중이던 저의 세 번째 브런치북 더 먹고 싶지만 살찌는 건 싫어를 오늘로 마무리합니다. 브런치 북에 글을 쓰며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가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철저히 개인적이라 여겼던 나의 몸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을 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 기뻤던 시간입니다. 귀하디 귀한 시간을 들여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덕분에 참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공복에 몸무게를 재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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