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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을 사랑한 여자

물론, 다른 빵도 좋아해요.

by 아름다움 Nov 14. 2023

언제부터 빵을 사랑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단팥빵을 좋아하는 내게 동생이 정말 맛있고 유명한 빵이라며 몇 개를 가져다주었다. 얼마나 맛있냐면, 전국각지에서 여기 빵을 먹기 위해 기차를 타고 올 정도고, 웨이팅이 엄청나 구매 수량도 한정되어 있는 빵집이라고 했다. 그때가 행복이를 임신했을 2012년 즈음이니, 빵을 사기 위해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요즘 같은 분위기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절이다.



'그 정도야? 얼마나 맛있길래? 단팥빵이야 어디든 다 맛있던데?' 하며 안이한 태도로 무심하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나는 개안(開眼)했다. 촉촉함과 달콤함에 이어, 한 입 가득 들어오는 단팥소에 들어있는 바삭한 식감의 호두까지. 특히, 부들부들한 빵피에, 달달한 통팥과 꼬수운 견과류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완벽'이란 단어를 빵으로 표현한다면, 이 단팥빵이지 싶었다.

나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준 이 단팥빵은 바로 그 유명한 쟝블랑제리.  




요즘은 이런 스타일의 단팥빵(빵피는 매우 얇아 종잇장 같고, 팥소가 터질 듯 들어있는)이 많아졌는데 10년 전에는 거의 독보적이었다. 남편과 반을 나눠 먹은 후 내일 먹으려고 아껴둔 하나를 바로 꺼내 우유와 먹었다. 먹으면서도 계속 먹고 싶은 그런 기분이랄까?



다음 날, 쟝블랑제리로 다시 향했다. 줄을 서고 맘모스 빵, 단팥빵과 초코범벅을 사 왔다. 단팥빵은 말할 것도 없이 맛있었고, 생크림과 잼 그리고 소보로까지 듬북 얹혀진 맘모스빵과 꾸덕함 그 자체였던 초코범벅 역시 먹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맛이었다.


 


오늘은 단팥에 대한 예찬으로, 쟝블랑제리 단팥빵과 함께 나의 입을 사로잡은 단팥 형제들을 소개해 본다.




* 아빠 친구분이 사다 주신 성심당 튀김소보로,

하나만 먹으려고 해도 안 된다.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해야 손을 멈출 수 있다.





* 우리 동네 앙버터 맛집,

치아바타 속 적당한 두께의 버터와 통팥소가 환상적이다.

한동안 이틀에 한 번은 먹을 정도로 빠졌었는데 겨우 헤어 나왔다.

빵 끝까지 버터와 팥이 가득해요.

 




* 팥도넛,

시장 가면 꼭 먹는 달달함과 기름짐의 최고봉. 오후 4시쯤 먹으면 딱이다.







여러분은 무슨 빵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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