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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움 Dec 03. 2024

마흔둘, 뷰티모델어워즈 본선 진출기

Just do it.


안녕하세요.
매일 읽고 쓰고 운동하는 눈부신 마흔둘, 17년 차 유지어터 최지혜입니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소녀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모델이었는데요.
오늘, 모델이라는 꿈을 이 무대 위에서 이루게 되어 마음 깊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Good evening, Ladieds and Gentlemen.
First, I truly appreciate that I have this oppotunity I've been looking forward to.
Tonight, one of my bucket lists came true, the model on the stage. I am over the moon and happy with myself.

As I get aged, one thing is clear that life is both long and short, boring and exciting at the same time and everything has pros and cons.
Thus, I decided to savor the moment since present is a present. This shinny night, let's enjoy every single moment together.
Thank you.


책 쓰기 수업을 들으며 자기소개 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기에 이제 자기소개는 전만큼 힘들지 않다. 뷰티모델어워즈 본선 무대를 위한 영어 인사까지 야무지게 준비 완료. 속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을 다듬고 연습했더니 어깨만 눌러도 "안녕하세요."가 나오는 경지에 이르렀다.






덜컥, 지원해 버렸다. '2024 아시아뷰티모델어워즈'

4일 뒤, 합격 문자를 받았다.

본선 참가 신청까지는 3일이 남았고 딱 하루만 고민하기로 한다.

참가비 입금 완료. 이제는 뭐, 나가야 한다. 



이전의 나였다면 이런 기회가 왔더라도 생각만 하다 지원은 안 했을 테고, 설사 참가하기로 결정했더라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준비를 거듭하고, 완벽을 추구하고자 어마어마하게 노력했을 것이며, 각고의 노력을 하고 나서도 온전히 만족하지 못했을 테지만....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기를 실천 중인 오늘의 나는 달라졌다. 드레스부터 헤어 메이크업까지 혼자서 모든 걸 알아보고 준비한다는 게 예상보다 쉽지 않았지만 과정을 즐기려 노력했다. '100% 만족하는, 완벽한 선택은 없고 무엇이든 장단점이 있다.'는 대전제를 깔고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 드레스

가장 중요한 드레스,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최종 공지를 받은 이후에는 어떻게든 되겠지로 임했다. 대여는 깔끔하게 포기, 인터넷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스크롤을 내리고 또 내려 상세 페이지를 보고 후기를 읽고 또 읽으며 내 마음에 쏙 드는, 이를테면 디자인, 색상, 착용감, 가격, 배송 가능 여부까지 모든 조건을 아우르는 드레스를 기필코 찾아내리라, 는 비장한 각오를 버렸다. 그랬더니 적당한 선, 85% 정도의 선에서 타협할만한 의상이 눈앞에 나타났다. 디자인과 가격이 마음에 쏙 들었다. 배송도 일정 안에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결제완료. 인터넷으로 드레스를 알아본 지 30분 만에 드레스 구매가 완료되었다.


이틀 후, 오매불망 기다리고 기다리던 드레스 도착. 밤 10시 생쇼가 시작되었다. 남편에게는 대회 참석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지퍼 올려줄 사람이 필요하여 행사 3일 전 털어놓게 되었다. 고심 없이 골라서였는지 더욱 마음에 드는 드레스였다.




* 헤어 메이크업

헤어와 메이크업도 숍과 출장까지 두루두루 알아보다 리허설 시간이 예상보다 당겨져 가능한 옵션들이 사라졌다. 과감히 직접 하기로 결정하였다. 불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요즘 뭐든 유튜브에서 못 배우랴라는 심정으로 '시상식 메이크업', '단발 시상식 헤어', '셀프 메이크업'을 검색하여 필요한 도구들을 사고 틈틈이 영상을 시청하며 공부했다. 이게 바로 책으로 연애를 배웠어요의 상위버전 '유튜브로 시상식 메이크업과 헤어를 배웠어요'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메이크업의 포인트인 속눈썹은 세 개를 구매해서 미리 다 세팅을 해 두었고, 쉐딩과 하이라이트도 어워즈 전 두 번 연습을 해 보았다. 생각보다 할 만했고 결과물도 괜찮았다.






대망의 D-day

이게 뭐라고 살짝 떨렸지만 꼬박 두 시간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끝내니 '웬걸, 잘했다' 꽤 만족스러웠다. 가뿐하게 행사장으로 향했다.

속눈썹과 쉐딩이 포.인.트.




행사장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석했고 대회에 서는 모델들도 정말 다양했다. 나처럼 생초짜인 분들은 거의 없었다. 대기실을 같이 쓰고 리허설을 하며 알게 된 기존 모델분들이 워킹과 포즈를 알려주신 덕분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역시 어디서나 사람이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 소중하고 고마운 인연이었다.



 







드디어 끝났다.

대회를 통해 얻게 된 세 가지

1. 내 동생은 천사다.

2. 역시, 결국 사람이다.

3.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들이대자. 어떻게든 길이 열리고 보이고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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