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고 있는 날개
내가 술에 취해도 이제 영어를 한단 말이야?
신기하다.
잠에서 깬 J도 숙취로 머리 아파했다.
해장도 할 겸 산책도 할 겸 우리는 씻고 준비해서 밖으로 나갔다.
숙소에서 주는 간단한 아침식사로 속을 채웠다.
그리고 주위를 산책했다.
저렴한 숙소라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려면 한참 걸어야 했다.
여유로운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고 있었다.
J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어제 기억에 없는데 내가 영어로 너와 대화를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고
J는 나에게 영어를 잘하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당연하지!
그럼 자기랑 같이 있을 때 나의 영어를 고쳐줘도 되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일본에서 영어선생님 경험이 있는 J는 나에게 노하우 하나를 알려주었다.
J -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을 뭐라고 생각해?
나 - 문법이 정확하고 발음이 좋은 거?
내가 말하면 잘 못 알아듣더라고..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어.
문법이 정말 중요해.
여기에서 문법이란 아주 간단하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에게는 잘 들리지 않는 문법이야.
그런 게 있어?
너 캐네디언들이 영어 할 때 "a, the,-s"이런 관사가 잘 들렸어?
예를 들면 "I'm eating an apple."을 말했을 때 an이 들렸을까?
이런 관사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빨리 말하고 악센트를 주지 않아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에게는 잘 안 들리지.
그렇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이거를 당연히 발음했고 다 들려.
이런 사소한 차이가 영어실력을 결정한다면 믿어져?
영어를 잘하고 싶다.
그러면 기본에 충실하면 돼.
한 개일 때는 "A, The"
3인칭 단수일 때에는 동사 뒤에 "s"붙이기.
"She likes the apple."을 할 때에도 like뒤에 s를 빼먹고 많이 말하지.
이런 기본적인 실수만 없어도 캐네디언들이 들었을 때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지.
그리고 또 중요한 거는 바로.
때와 장소에 맞는 영어를 쓰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가끔 은행이나 정부 같은 행정처리를 하러 가서 직원들이 무례하거나 불쾌하게 한 적 있니?
맞아. 얼마 전에 전화로 은행업무를 보는데 은행직원이 그냥 끊어버렸어.
내가 영어를 못 해서 인종차별받는 거라 생각해서 얼마나 우울했는지 몰라.
그리고 학교에서 오피스에 가서 학점을 인정해 달라고 말하는데 직원이 너무 싸가지가 없는 거야.
근데 나랑 같이 갔던 한국인 남자애한테는 친절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이 여직원이 남녀를 차별하나.
남자만 좋아하네 이러면서 기분 나쁜 적이 있어.
내 생각에 그건 네가 장소에 맞지 않는 영어를 사용해서 그런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