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가도 틀린 이야기
목차
1. 들어가며
2. 결정권자가 누구인가?
3. 리드는 B2C
4. 구매는 B2B
5. 마치며
"B2B도 결국 B2C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도 했다.
대행사에서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특히 마케팅 전략을 초기에 수립할 때 우기곤 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팔지만, 우리가 구워삶아야 하는 건 사용자 혹은 담당자 아니냐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B2C처럼 계약 담당자에게 흥미를 유발하여 물꼬를 틀어야 하지만, 그 이후에 구매까지 가는 과정에서 B2C처럼 접근을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슬프지만 나의 이야기이다.
B2C와 B2B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B2C(Business to Consumer)에서는 기업이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한다. 불특정 다수를 정하고(연령, 나이, 관심사, 행동 데이터 등에 따라) 광범위한 마케팅을 전개한다. 최종 소비자 한 명이 구매 의사결정의 전부이기 때문에 그 주기가 짧고 신속하다. 소구에 따라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 마케팅 전략들이 발전했다.
1. 디지털 마케팅 :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Google Ads, Naver, Kakao, Youtube 등 디지털 환경에서 접하는 여러 플랫폼에 시각적 콘텐츠로 관심 유도
2. 퍼포먼스 마케팅 : 구매 전환율에 초점을 맞추어 리타겟팅을 기반으로 고객의 구매를 유도
3. 인플루언서 마케팅 : 소셜 미디어의 인플루언서나 유튜버와 협력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며 그들의 팬층을 자극
4. 프로모션 및 할인 전략 : 한정 기간, 역대 최대 할인 등 자극적인 문구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
한편 B2B(Business to Business)는 다른 기업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타겟의 모수 자체가 적다. 또한 여러 명의 의사결정자가 구매에 관여하여 이성적인 판단이 동반된다. 평균적으로 3개월 이상의 긴 구매 주기를 가지고 있다.
B2B에서 주로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은 아래와 같다.
1. 이메일 마케팅 : 주된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잠재고객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활용, 뉴스레터 혹은 프로모션과 관련된 이메일을 발송
2. 콘텐츠 마케팅 : 제품 소개서, 백서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강조하고 블로그 아티클, 리포트 등을 통해 고객 리드 확보
3. 온/오프라인 세미나 : 업계와 관련된 인사이트와 제품 정보를 조합해 가치를 전달하고 고객 리드 확보
4. CRM 마케팅 :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혹은 ABM(Account Based Marketing), 리드 한 명 한 명에 집중하여 개인화된 메시지와 액션을 설계하고 고객의 영업 단계를 진전
리드 제너레이션, 우리 회사에서는 마케팅 리드를 '마케팅 수신에 동의한 자'로 간주한다.
마케팅 수신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영업 관련 이메일이든 프로모션이든 제안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는 HR담당자의 리드를 수집해야 했기에 "HR팀의 AI 사용 현황" 리포트 혹은 "채용 운영" 툴킷을 미끼(?)로 삼았다. 이 미끼를 넓은 바다에 던져야 했고, 여러 매체를 테스트해봤다.
B2B 사업에서는 단기간에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다. 마케팅 수신을 동의하게끔 HR담당자들을 유인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제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게 효과적이다.
이때 HR담당자 리드를 확보하기 위해 B2C의 디지털 마케팅전략을 적극 활용한다.
리포트나 툴킷을 통해 HR담당자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소구점을 소재에 녹여 GDN,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에 게시했다. 물론 B2B 마케팅에서 주로 활용하는 외부 매체의 이메일 마케팅이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수의 마케팅 리드가 확보되어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편, 제품 문의 혹은 온라인 결제 등을 염두하고 B2C와 같은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한 적도 있다.
"B2B도 결국 B2C 아닌가요?"
라는 질문과 함께 호기롭게 광고 랜딩을 '문의하기' 페이지로 걸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디지털 마케팅 (검색광고, 디스플레이광고, SNS 광고)을 통해 제품 문의를 제출한 고객이 오가닉을 통해 문의한 고객보다 적었다. 심지어는 입소문 혹은 다이렉트로 들어온 고객들이 더 많은 제품 문의 비중을 차지한다.
디지털 광고의 핵심은 넓은 타겟팅 범위인데, 한정된 타겟 안에서는 장기적인 관계 구축과 신뢰를 쌓는 과정이 더 중요했음을 느꼈다. 이 관점을 바꾸는 데에만 1년이 걸렸다. 관성이 참 무섭다.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 많은 고객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B2C 전략은 필수이다.
가장 큰 도움을 얻는 영역은 온/오프라인 세미나. 빠른 기간 동안 많은 고객을 집객해야 하는 세미나에서 B2C 전략은 큰 도움이 된다.
점점 경계가 없어지고, B2B 고객들 또한 온라인상에서 고관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 의사결정을 마치고 있다. 오프라인 카탈로그에 집중하던 과거에 비해 온라인 웹사이트 혹은 자료에 더 신경을 쓰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핵심은 우리 회사 서비스에 맞는 빠르고 기민한 실행과 테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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