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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누 Nov 08. 2023

8. 조회수 58,000% 상승시키기

제목의 중요성.


월요일 대장 내시경을 끝내고 온 뒤였다. 무척이나 피곤한 하루였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다.

일찍 잔만큼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늘 똑같은 행동으로 기상 알람을 끄고, 알림 창을 확인하니

조회수가 4000을 돌파했습니다!

라는 알림이 와있었다. 일요일까지만 해도 내 글의 조회수는 24회가 전부였는데 갑자기 조회수 4,000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통계 지표를 보니 '한 원룸에서 13년 살기' 글이 주 유입 글이었다.

일요일 24회에서 월요일 4,000회로 증가하였다.


우선은 출근이 먼저였기 때문에 준비하고, 현관문 밖을 나섰다. 다시 핸드폰을 보니 2,000이 넘어갔다는 알림이 와있었다. 월요일 저녁부터 오르던 조회수는 4,000을 넘겨 마무리되고, 화요일 아침, 다시 조회수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지?' '브런치 스토리 대문에 내 글이 걸렸나 보구나' '이렇게 빨리도 걸어주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굳이 확인은 하지 않았다. 당장 출근이 급했기 때문이다.



출근 후 오전 근무를 하는 와중에도 조회수 알림은 계속되었다. 3000, 4000 이윽고 점심 즈음에는 5,000이 찍혔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나 무슨 사고 친 건가?' 급히 브랜치 스토리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지만, 내 글은 어디에도 없었다. 비슷한 글도 없었다. 'Daum'도 찾아보았는데 보이진 않았다. 못 찾았던 것인지.


흥분되면서도 무서운 감정이 뒤섞였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감출 수 없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당일까지 해야 할 일이었기에 집중하였다. 오후 6시쯤 되어서는 조회수 10,000회 알림이 오고야 말았다. 스크린숏을 찍어뒀어야 했는데 무척이나 아쉽다. 마음이 흥분되어 이성적인 판단이 되지 않았다.

정신없던 회사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면서 이리저리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아무리 찾아도 내 글이 홍보되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집에 와서 통계 지표를 보는데 90% 이상의 유입이 구글과 관련이 있었다. 난 무심코 구글에 원룸이란 단어를 검색해 보았고, 스크롤을 내리다 두 눈을 의심했다.

유입 경로를 보니 구글 검색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뉴스'란에 내 글이 있는 게 아닌가, '브랜치 스토리 글'이 '뉴스'란에 그것도 아주 1면으로 되어 있어 금방 눈에 띄었다. 100%의 확신은 아니지만, 구글에 원룸을 검색한 이용자가 '한 원룸에서 13년 살기'란 주제에 이끌려 들어온듯하다.

PC와 모바일 모두 뉴스 1면에 찍혀있다.


최종 조회수는 14,000회로 마무리되었다. 조회수가 24회에서 14,000회로 58,000% 증가되었던 날이었다. 원래 다른 주제의 글을 쓸려고 준비해 놓았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은 해프닝을 글로 남겨두고 싶어 이렇게 남긴다.

14,000회라니 앞으로 이런 조회수를 또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2면으로 넘어간 상태이고, 다른 글들이 쌓이면 아마 점점 뒤로 밀려날 듯하다.



완전한 우연은 아니다. 어그로 있는 제목이 한 몫하지 않았을까?.

우연과 좋은 제목이 마케팅 효과를 일으킨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 글의 제목도 좋은 어그로 이기를 바란다. 기적은 언제 어디서 다가올지 모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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