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컨티넨탈 호텔, 런던 페리 야경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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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O2 아레나 복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당연히 거대한 아레나에는 출입구가 여러 개 있었다.
그중에 내 눈을 사로잡는 표지판.
인터컨티넨탈 런던 - 더 O2
이제 호텔 로비 구경 전문가가 된 내가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다.
해당 게이트를 나오면 아레나 바로 옆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거대한 위용이 나탄나다.
게임에 나올 법한 금화 같이 생긴 인터컨티넨탈 마크.
마리오가 점프로 먹으면 '띠링' 소리가 날 것 같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인 만큼, 거기다 호텔 이름에 the O2가 붙어 있는 만큼 호텔에서 바로 아레나까지 연결통로가 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통로에 보안검사가 가능한 부스가 있어 무조건 지나가야 한다(내 착각일 수도 있다.)
그래도 매번 검사를 하는 건 아니고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것 같았다.
국빈급 행사가 있을 경우에 진행하는 걸까?
역시나 대형 호텔.
넓고 복잡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었다.
고개를 어디로 돌리든 디테일들이 엄청나게 박혀 있는 구성이라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호텔 내부 시설들도 각자의 아이콘 하나까지 아주 느낌 있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식음업장들이 있었다.
클리퍼 바가 2층에 있다.
그럼에도 로비의 안내표에서 1st floor에 있다고 되어 있는 것은 영국에서 지상 1층은 Ground floor로 따로 카운트하기 때문이다.
무작정 들어왔는데 입이 딱 벌어지는 공간.
1층 로비와 다르게 탁 트인 천고, 통창으로 둘러싸인 내부.
탬즈강 건너의 멋진 카나리 와프 전경이 파노라믹 하게 보인다.
가운데 바는 범선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어져 강변에 위치한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준다.
엄청난 카나리 뷰는 바를 나와서도 즐길 수 있다.
2층 복도도 통창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텔의 다른 레스토랑 마켓 브레서리.
달큼한 디저트들이 예술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름 있는 쇼콜라티에의 작품일지도?
관람을 마치고 다시 O2 아레나로 돌아간다.
호텔에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연결 통로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무리의 노년들.
그들에게 엘튼 존 때문에 여기 왔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세계적인 그의 명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당연히 아레나 내부에는 극장도 있다.
이제 아레나를 떠난다.
팝의 상징 엘튼.
이제 다시 시내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 한다.
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남은 시간은 아레나 밖, 그리니치 페닌술라 동네를 조금이나마 구경하기로 했다.
아레나 바로 앞에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
지도도 있다.
과거에 그리니치 지역은 주로 공업지역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문화, 주거시설로 열심히 변신 중.
페닌술라의 일러스트 지도.
다음에 온다면 남쪽 지역도 구경가 보고 싶다.
주요 볼거리들을 정리해 두었다.
저 멀리 있는 마을은 어디일까?
저기도 런던 안 일까?
돌아온 부두.
그러나 위기다.
집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카나리 와프에서 환승을 한 번 해야 한다.
이곳은 굳이 따지자면 외각으로 많이 빠져 있는 곳이라, 늦은 시간이 되면 한 번에 런던 중심으로 가는 배가 없었다.
운행 시간표를 보며 짰었던 원래의 계획은 약간의 환승 여유시간을 두기 위해 막배에서 바로 앞 배를 탈 예정이었다.
그런데 부두에 도착해 상태를 보니 안으로 들어가는 배가 엄청나게 딜레이 중이다.
그래도 도착 예상 시간 계산을 해보니 카나리 와프에서 막배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우선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리니치에 오는 배편부터 오늘은 정시 운행이 잘 되지 않는 모양.
부두에서 사진을 찍으며 대기.
어라, 하늘이 갑자기 흐려진다.
비가 잠깐 후두둑 떨어졌다.
실내 대합실이 있어서 문제는 없었다.
하늘이 흐려지자 물 색도 흐려지고 탬즈강의 물결도 불안하게 파도친다.
가뜩이나 배가 늦어 불안감이 엄습 중인데 그 강도가 진해진다.
그리고 배가 왔다.
허나 망했다.
북 그리니치 피어에서 카나리 와프 피어까지 가는 데에 소요시간은 약 30분.
그런데 아무리 계산해도 이 배를 타면 카나리 와프에 도착하기 전에 막배가 떠난다.
이 배의 도착시간과 환승배의 출발시간이 거의 겹칠 예정이라 1, 2분 차이로 간당간당하게 놓칠 것 같았다.
완전히 큰 차이라면 아쉽지도 않을 텐데!
일단 배에 탔다.
환승이 불가하더라도 최대한 런던 중심에 가까이 가서 다른 교통수단을 타야 하니까.
우선 나이 지긋한 배의 직원에게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원래 이 막배를 무리 없이 타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딜레이 때문에 놓칠 것 같아요.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혹시 가능성이 있을까요?
조급한 나와 달리 할아버지 직원은 잠깐 생각하더니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잉, 정말?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을 가졌지만 그의 믿음직한 대답에 동시에 희망도 가졌다.
카나리 와프까지 가는 데에 세 군데의 피어를 거쳐야 한다.
막배라 그런지 배를 타는 승객이 피어에 없었다.
딜레이 되었으니 피어에 대기하는 승객이 없으면 배가 정박하지 않고 빠르게 지나간다!
세 번의 피어 중에 두 번의 피어를 그런 식으로 스킵했다.
막배 출발까지 겹치는 시간은 겨우 2분!
마지막 카나리 와프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
아까의 선원 할아버지가 와서 나에게 나갈 준비를 미리 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카나리 와프에 무전을 때려서 막배를 잠깐 기다리라고 했기 때문!!!!
와! 할아버지 최고!
나는 선원들과 같이 배의 출구에 기다리다가 배가 정박하자마자 튀어나갔다.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하며 다음 배로 뛰었다.
나 때문에 이미 2분 지연 중인 배였으니까.
미안한 마음에 미끄러워진 부두 바닥이었지만 바람 같이 날았다.
그렇게 막배에 무사히 탑승했다.
선원은 네가 그 놈이냐?라고 하더니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다행히 여기도 막배라 그런지 탑승객은 한 자릿수였다.
이제 집 근처의 피어인 푸트니 피어까지 직행이다.
늦은 시간이라 배를 타는 사람은 정말 적었다.
소수의 사람만이 밤의 탬즈강을 가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하늘은 어두워졌다.
뜻밖의 런던 야경 페리투어.
조용한 선내에서 자유롭게 모든 방향을 돌아다니며 야경을 즐겼다.
피터팬이 날아와 앉을 것 같은 빅벤의 시곗바늘.
돌아가는 길도 그리니치 인근과 비슷했다.
타려는 사람도 적었고 내리는 사람도 적었다.
거쳐가는 피어에 대기 인원이 없으면 그대로 스킵.
다음 피어에 도착하기 전에 직접 선원이 소리쳐서 내릴 사람을 조사한다.
내릴 사람이 없어도 해당 피어는 스킵.
선내에 손님이 5명 정도니 가능한 방법.
내 예전 동네 복스홀의 피어.
그리고 내 시선을 빼앗아 버린 배터시 파워 플랜트.
띠용.
이거 그냥 발전소 아니었어?
엄청나게 거대한 위용의 건물에 호기심이 동해서 이후 런던 일정을 조정하여 꼭 방문하기로 했다.
알고 보니 과거 발전소를 멋들어진 쇼핑몰과 아파트로 바꾸고 있는 모양이다.
나를 위한 장소.
안 가볼 수 없지.
런던의 다리를 몇 개나 지나쳤는지.
푸트니 피어가 다가오지 쿨가이 직원이 내게 와서 씩 웃으며 푸트니 피어에 다 와간다고 말했다.
나는 짐을 싸고 일어나 출구로 향했다.
탐나는 우버 보트 유니폼.
드디어 도착!
집이다!
배를 내리며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밤의 푸트니 부두.
너무 어두워서 무서운 마음 반, 만족감 반.
오데옹 영화관.
내 발걸음을 잡은 피자 집.
즉흥적으로 저녁을 여기서 해결하기로 했다.
나는 원체 피자를 좋아한다.
내부가 아늑하고 예쁘다!
정통식 인증을 받은 이탈리안 화덕일까?
테이블마다 갈릭 오일과 칠리 오일이 있다.
메뉴는 당연히 피자의 근본 마르게리타.
피자 인간을 만들어 보았다.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니치에서 배를 기다릴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일이 잘 풀릴지는 몰랐었는데.
오늘 하루도 감사하다.
잊지 못할 하루를 만들어준 모두에게 감사한다.
ep.50 끝
2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