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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 숙소열전 6 - 풀럼의 영국식 주택

호스트의 사랑스러운 아침식사가 매일매일

by 송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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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의 마지막 숙소로 이사하는 날.

가장 긴 시간을 머물 숙소로 마지막 이사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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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준비된 아침 식사 메뉴.

생각보다 먹을 것이 없다.

초코 크롸상과 캡슐 커피, 발포 비타민 한 잔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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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했던 침실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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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머물다 갑니다.



이사는 간단했다.

바로 다리를 건너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 버스 한 번에 도착.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는 조금 걸어 들어가야 한다.


똑같이 생긴 집들의 행렬을 걸어서 마침내 도착한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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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열전



1. 위치


풀럼 주거지역에 있는 집.

푸트니의 주택이 차가 많이 다니는 메인 도로 가에 있었다고 하면 이 숙소는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 집들이 있고 근처에 가게들이 없다.

그래도 걸어서 10분이면 동네 테스코나 상점가로 갈 수 있었다.


바로 옆에 탬즈 강이 흐르고 있다.

근린 공원으로 비숍스 공원도 있으므로 산책이나 탬즈 강 조깅을 즐기기에 좋은 위치.


지하철 역은 가까이에 없고 버스 정류장이 유일한 대중교통이라는 것은 흠이겠다.

그래도 원래도 버스 매니아인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2. 건물


전형적인 영국의 주택이다.

사이즈는 푸트니의 것보다 작다.

그래도 개인 뒷마당이 집마다 있다.


3층 높이의 건물로 지하 1층까지 포함하면 4개의 주거 공간을 가지고 있다.

지하 1층에는 화장실과 큰 방이 하나, 2층에 화장실 하나와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방이 3개.

여기까지가 에어비앤비 임대를 위한 방이다.

3층은 온전히 호스트 할머니가 사용한다.

1층에는 거실과 부엌, 식당. 그리고 식당에서 이어진 뒷마당과 뒷마당의 끝에는 작은 창고 건물이 있다.

영국인들은 이 창고 건물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 같았다.

다른 에어비앤비를 보면 이 건물을 주거용으로 꾸며 놓아 임대를 놓는 경우도 있었다.

식탁에서 보는 뒷마당.

새로 지어진 느낌이 나는 창고가 있다.

어쩌면 여기도 창고로 사용하는 것이 아닐지도?

아들이나 딸들이 놀러오면 사용하는 손님용 방일지도 모르겠다.

마당의 다른 특이점으로는 가끔 여우가 나타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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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꿈꾸고 있을 것 같은 모습.

거실 공간.

역시나 잘 관리가 되어 노후된 느낌은 없다.

그러나 공용 공간이 아닌 할머니의 공간으로 몇 번 들어가지 않았다.


만나기 힘들지만 집에 고양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한 번도 못 봤다.

3층에 케이지라도 두어 묶어두시나?

스마트 보일러가 있었다!

나보다 스마트하게 사시는 듯.



3. 호스트


할머니 호스트.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분이었다.

아주 바쁘게 살고 있는 엘리트 출신의 워킹 그래니.

무려 과거에 의사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은퇴를 한 상태.

은퇴 이후에도 일을 쉬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병원에서 의뢰하는 환자들의 X-ray 사진을 원격으로 분석해 주는 업무.

매일 아침 그녀는 식당 한편의 업무 데스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서는 기품이 느껴졌다.

런던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그녀는 풀럼에 오기까지 리치먼드, 켄싱턴 등등 아주 부유한 동네를 거쳐왔다.

현재는 자신의 자녀들을 모두 독립시키고 홀로 이곳에서 에어비앤비를 하며 지내고 있는 모양.

부군은 어디 있는지 따로 묻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규율을 엄격히 지키는 까칠한 성격이 보여 걱정했지만, 그녀의 룰 안에서만 활동하면 최고의 호스트라고 할 수 있겠다.



4. 인테리어, 숙소의 컨디션


다른 런던의 주택들처럼 오래된 건물이지만 거슬리는 점이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가구들도.


나는 이 집의 두 방에서 지냈다.

처음에는 지하의 방.

지하의 방은 개인 화장실이 딸린 곳으로 넓이도 더 넓었다.

당연히 가격도 조금 더 비쌌다.

지하여서 그런지 약간 습한 기운과 화장실 날파리가 조금 있었지만 확실히 돈값을 하는 곳이었다.

지하 방의 넓은 공간.

소파와 텔레비전, 책상과 조명까지 부족한 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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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와 화장실의 사진.


그다음에 옮긴 곳은 2층의 끝 방.

도로가로 창문이 난 방이다.

넓이도 충분하고 지하의 모던함과 다른 따뜻함이 있는 방이라 여러 컨셉을 즐길 수 있어 질리지 않아 좋았다.

나무 계단을 오르면 2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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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타


이 집의 알파이자 오메가.

바로 할머니가 손수 준비해 주시는 아침.

지금까지의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아침이 어떤 건지 대충 파악했던 나는 이곳도 별 차이가 없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첫 아침, 황송한 대접을 받고는 생각을 뜯어고쳐야 했다.

참고로 장기투숙객에게는 이런 아침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매일매일 이런 걸 몇 달 동안 차려야 한다면 힘이 들 것 같기는 하다.

며칠 지나서는 미안함이 들어 설거지는 자진해서 처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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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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