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0.
2011. 6. 10.
병원 가는 날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어나서 씻고... 지금까지 중 최고로 힘든 날이었다. 종진 씨가 일 나가는 관계로 ○○(남동생)랑 같이 병원에 갔는데 ○○한테 아프다고 어리광 부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드디어 간호사의 호명이 있었다. 선생님은 예전처럼 질문하셨고 난 대답했다.
"선생님 이번에도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이번에도 예전과 똑같은 과정으로 시술하신 거 맞죠? 근데 이번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뱃속이..."
"아~~ 다들 그렇게 말들 해요. 수박 한 통이 들어있는 거 같다고."
"이렇게 고생하셨는데 잘 돼야 할 텐데요. 우선 피검사해서 수치를 한번 봅시다."
예전과 모두 같은 상황들이었기에 별다른 기대감 없이 내 팔을 검사자에게 맡기고 ○○랑 잠시 차 안에서 쉬었다.
1시간쯤 뒤에 3층(내가 다니던 여성의학 센터는 3층에 있었다)으로 가서 진료받기 전 항상 그렇듯 화장실에 다녀오고 있었다.
검사 결과가 벌써 나왔을까, 2시간쯤 뒤에 오라 했는데 너무 일찍 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천천히 오고 있었는데, 막내 간호사가 나를 보더니 얼른 오라는 손짓을 했다. 순간 '혹시~'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바로 실망하기 싫어서 판단은 결과를 본 후로 미뤘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선생님은 내 차트를 "무표정하게" 뒤적거리고 계셨다. 그러시더니 묵묵히 그 어떤 '선고'를 기다리고 앉아 있는 내게 뭐라 한 마디 하셨다.
"$$$$$$$$"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 난 그 순간 머릿속이 비었었나 보다)
난 "정말로요?"라고 되물었고 선생님은 축하한다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곤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이 수치 맞는 거죠? 116?"
이라고 물으시며 너스레를 떠시기도 하셨다.
그제야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수치가 높으니 이제 확실하다시며 2주 후 예약을 말씀하셨지만, 난 아직도 불안하니 1주일 뒤로 예약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선생님도 그 심정 충분히 이해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내 뜻대로 해주셨다.
진료실을 나와 ○○에게 말했더니, 간호사가 부를 때부터 예감했더란다. 치~
갑자기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약국에서 기다리는 동안 아버님께 작은 아빠께 전화를 드렸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종진 씨한테도 알렸다. 그 소식을 전하는 내 목소리가 떨리는 걸 느꼈다. 차후 듣기로 종진 씨도 그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