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책을 좋아하는 그녀들
제인 오스틴 소설 속 주인공들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당시 유행했던 문학과 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제인 오스틴이 읽었을 책이기도 하기에, 당시 문학에 대한 작가의 시선과 생각을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성과 감성』에서 두 여주인공인 엘리너와 메리언은 각각 이성과 감성으로 대비되는 서로 상반된 성향을 지닌 인물들이다. 그러기에 그들이 읽는 책 또한 인물의 성향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성과 감성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는 엘리너는 다소 따분하더라도 절제와 이성이 근간을 이루는 책을 즐겨 읽으며, 메리언은 따분하고 단조로운 책은 매우 싫어한다. 낭만적 기질이 넘쳐 흐르는 메리언은 윌리엄 쿠퍼처럼 자연을 노래하는 감수성 충만한 책들을 좋아한다.
"둘 다 같은 책, 같은 음악에 매혹되어야 하고, 아유! 엄마, 지난 밤에 에드워드가 책 읽어주던 때 그 매너가 뭐유. 얼마나 생기 없고 따분하던지! 언니가 너무너무 안쓰럽더라. 그렇지만 언닌 아주 침착하게 그걸 견디고, 눈치도 못 채는 것 같더라고요. 난 자리를 지키기도 힘들었는데, 가끔은 나를 거의 열광하게 만든 그 아름다운 시구를, 그렇게 무감각할 정도로 침착하고, 끔찍스러울 정도로 무심하게 읽는 걸 듣다니!"
"그 사람은 소박하고 우아한 산문이라면 더 잘 읽었을 텐데 말이다. 난 그때 그렇게 생각했는데, 네가 한사코 쿠퍼를 읽어주려고 하더구나."
"에이, 엄마도 참. 쿠퍼를 보고도 생기가 안 돈다면 뭐! 그렇지만 취향의 차이는 인정해야겠지요..."(28)
윌리엄 쿠퍼(1731~1800)는 당시의 시인으로 자연을 노래한 시로 인기가 높았다. 다음의 <정오의 겨울산책>은 아마도 메리언이 윌러비와 만나는 동안 서로에게 낭독해 주면서 심취했을 시로 보인다. (물론 소설에는 이 시에 대한 언급은 없고, 쿠퍼 시를 읽고 있다는 장면만 나온다.)
정오의 겨울산책
아무런 방해도 없이, 태양이 어느 위치에 있든
나는 숲속을 거닌다. 안개, 얼어붙은 하늘, 폭염도 날 막지 못하고,
그 누구도 내 즐거움에 끼어들지 않는다.
외출 드문 마을 사람들이 장난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불러내는 봄이 돌아와,
노란 들판에서 나물을 캐고,
데이지꽃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냇가에서 야채를 뜯곤 하는
한 해 중 가장 놀기 편한 계절에도
그늘진 이곳은 온전히 내 공간이다.
겁 많은 산토끼조차 여기를 자주 오가는 손님과 친해져
아무런 두려움도 없고 날 피하지도 않는다.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분홍가슴비둘기도
내가 가까이 가도 끝없이 사랑 노래를 불러댄다.
세월 때문인지 상처 때문인지 깊게 파인
느릅나무 구멍 속 피신처에서 불려 나온 다람쥐는
깃털과 나뭇잎으로 엮은 둥지 속에서
겨울을 나고는, 잠시 뛰어놀다가 따스한 햇볕을 쬔다.
날쌔고 활달한 다람쥐는 장난을 치다가 나를 보고는
어느새 새처럼 재빨리 옆의 너도밤나무로 오른다.
꼬리를 털며 귀를 쫑긋 세우더니
놀란 척, 매우 화난 척 발을 구르며 크게 울어댄다.
삶을 즐기는 동물을 보고 즐거워할 줄 모르고
행복한 짐승들 모습이
나의 행복감을 높이는 것을 알지 못하는 자는
공감 능력이 없기에 사랑과 우정에도 무감각하고
타고난 차가운 가슴으로 친구와도 어울리지 못한다.
아무도 쫓는 이 없지만, 그저 즐겁고 기쁨에 겨워
숲속 빈터를 가로질러 달리는 새끼 사슴.
제멋대로 쏜살같이 넓은 초원을 냅다 내달리다가
멈춰 헐떡대며 발을 쳐드는 말은
이내 다시 뛸 준비를 한다.
한낮에 뛰어다니는 암소,
한 마리가 정오에 춤을 시작하면
모두가 즐거운 호출에 응해 춤추기 시작한다.
엉뚱하고 이상하고 괴상하기까지 하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누를 수 없는 희열감을 울음과 몸짓으로 보여준다.
친절한 자연은 수천 가지 환희의 장면마다 축복을 내려준다.
이러한 자연의 기획을 잔인한 인간이 어찌 감히 꺾을 수 있나.
환희의 장면들은 즐거움을 만끽하길 원하는 자비심 충만한 자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더 귀한 행복감과
그에 합당한 기쁨으로 안락함을 선사한다.
쿠퍼에 대한 책 이야기는 엘리너와 메리언이 일상에서 자주 얘기할 만큼 당시에 그가 얼마나 인기있는 시인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낭만주의 문학가인 쿠퍼와 스콧(스코틀랜드의 소설가, 시인으로 역사소설로 유명하고 당시에는 낭만풍의 시인)에 대해서도 메리언과 윌러비는 찬양을 보내면서 문학적 취향을 공유한다. 이들에게 신고전주의 시인인 알렉산더 포프는 별로 매력을 끄는 작가가 아니다.
"그런데 메리언." 그가 떠나자마자 엘리너가 말했다.
"내 생각에 말야. 한 번의 아침 만남으로서야 넌 참 잘하더구나. 거의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한 윌러비 씨의 의견을 벌써 확인했거든. 쿠퍼와 스콧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았고, 이 시인들의 아름다움에 응분의 평가를 하고 있다는 확신도 얻었고, 또 포프에게 정도 이상의 찬사를 바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속속들이 알게 되었지. 그러나 이렇게 모든 주제를 다 써먹어 버리면, 앞으로는 어쩔래? 길게 만나게 될텐데 말이야. 좋아하는 화제가 곧 바닥나 버릴테고, 다음번에 만나서는 회화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그분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으로 족할 것이고, 그 다음에 만나서는 결혼에 대해서, 그러고 나면 더 이상 물어볼 것도 없을거야."(66)
다음 구절에서 보이듯, 두 여주인공이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지식을 겸비한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것은 그들이 주변 인물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비판과 풍자를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사실 그들의 주변 인물들 중에 레이디 미들턴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도 책읽기는 커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는 엘리너와 메리언이 "책 읽기를 좋아해서 풍자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독서에 취향이 없기는 루시 스틸도 마찬가지다. 루시는 자신에게 이득이 될 만한 이들에게 아부를 잘 하는 인물로서, 자신의 이런 성향을 엘리너와 메리언이 경멸할까봐 전전긍긍해 한다. 루시 스틸은 자신이 갖지 못한 엘리너와 메리언의 독서 습관을 늘 의식하고, 독서보다 아부에 천착하는 자신의 속물근성이 드러날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엘리너와 메리앤에 대한 레이디 미들턴의 태도보다 더 예의 바른 것도 없겠지만, 그녀는 그들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이 그녀 자신에게도 그녀의 아이들에게도 아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품이 착한지도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책 읽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풍자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실은 풍자적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그러는 듯한데, 그러나 그게 뭐 대수는 아니었다. 흔히들 쓰고 있고 손쉽게 할 수 있는 비난이었다. (323)
레이디 미들턴은 그들 앞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창피했고, 루시는 다른 때라면 떳떳하게 여기고 행했던 아부를 한다고 그들이 자기를 경멸할까 봐 두려웠다.(324)
『맨스필드 파크』의 패니 프라이스 또한 쿠퍼와 월터 스콧을 좋아해서 시 구절을 즐겨 암송하는 것으로 나온다. 6장에서 소더턴 정원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러시워스는 가로수 길(avenue)을 잘라버리겠다고 한다. 그러자 패니는 쿠퍼의 시, <The Task>의 일부 구절을 읊어주면서 나무를 베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한다.
"콤프턴의 저택에 너무 바싹 붙어 있는 실한 고목 두세 그루를 베어 내니 시야가 확 트여 장관이 펼쳐지던데요. 그걸 보니 랩턴이든 누구든 그 방면의 전문가라면 틀림없이 소더턴의 가로수 길도 나무를 베어 내려 들겠다 싶더군요. 서쪽 정면에서 언덕 정상까지 이어진 가로수 길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각별히 버트럼 양한테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버트럼 양은 이런 대답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가로수 길요! 어머! 생각이 안 나네요. 소더턴에 대해서는 사실 별로 아는 게 없어서요."
에드먼드의 다른 쪽 옆자리이자 크로퍼드 양고 바로 마주 보는 자리에서 귀 기울여 듣고 있던 패니가 에드먼드를 쳐다보며 소리 죽여 말했다.
"가로수를 베어 내다니요! 참 안타깝네요! 쿠퍼의 시구가 생각나지 않아요? '쓰러진 가로수들이여, 그대들의 억울한 운명을 다시금 애도하노라.'"(84)
9장에는 소더턴Sotherton) 예배소에 들어가서, 패니가 기대했던 음침하고 장엄한 분위기 대신 그냥 방 같아서 실망하면서, 월터 스콧의 「The Lay of the Last Minstrel」 구절을 떠올리는 장면이 나온다.
다 함께 예배소로 들어갔다. 패니는 단순한 예배 목적으로 꾸민 장방형의 널찍한 방보다는 뭔가 좀 더 웅장한 곳을 상상했었다. 그러나 엄숙하거나 인상적인 것은 곳곳에 놓이 마호가니 가구들과 2층 가족석 가로대 너머로 보이는 진홍색 벨벳 쿠션들뿐이었다. "실망이에요." 그녀는 에드먼드에게 소리 죽여 말했다. "내가 상상했던 예배소는 아니네요. 여기는 외경심을 자아내는 것도 없고 우울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도 없네요. 측량도, 홍예문도, 명문도 없고, 문장기도 없어요. '천국의 밤바람에 나부끼는' 문장기도요. 오빠, '스코틀랜드의 군주가 아래 잠들다'라고 새겨진 표지석도 없고요."(128)
패니는 레이디 버트럼에게 자주 셰익스피어 작품을 소리내어 읽어준다. 그 책은 『헨리 8세』였다. 그리고 그 책을 헨리 크로포드가 이어서 읽으면서 서로의 목소리에 대해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내내 이렇게 침묵만 지킨 건 아니다." 어머니가 대답했다. "패니가 책을 읽어 주다가 너희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방금 책을 내려놓았는걸." 확실히 탁자에는 방금 덮은 티가 나는 책이 놓여 있었는데, 셰익스피어 희곡집이었다. "저 책들에서 하나씩 골라 자주 낭송해 주거든, 아주 멋진 대사를 읽어 주던 참인데 두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지 뭐냐. 누구 대사였지, 패니?"
크로포드가 책을 집어 들며 말했다. "그 대사를 마저 읽어 드리는 즐거움을 제게 허락해 주십시오.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책을 펴서 책장이 저절로 펼쳐지도록 조심스럽게 정말로 해당 대목을 찾아냈는데, 차이가 나도 한두 장뿐이라 레이디 버트람에게는 상관이 없었고, 그래서 그가 울지 추기경의 이름을 말하자 곧바로 그 대사가 맞다고 확인해 주었다. 패니는 눈길도 주지 않고 도와주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온통 바느질에 집중했다. 다른 것에는 어떤 관심도 안 보이기로 작정한 듯했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에 끌리는 마음은 없었다. 그의 낭독은 뛰어났고, 그녀는 훌륭한 낭독을 굉장히 좋아했다. 물론 훌륭한 낭독 정도야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 왔다. 이모부도 낭독을 잘하고 사촌들도 모두 그렇고, 에드먼드는 대단히 잘했다. 그렇지만 크로포드 씨의 낭독에는 여태껏 접해 보지 못한 종류의 탁월함이 있었다. 그는 왕, 왕비, 버킹엄 공작, 울지 추기경, 크롬웰의 대사를 차례차례 낭독했다. 건너뛰고 미루어 짐작하는 능력과 재주가 대단히 뛰어나서, 언제나 원하는 대로 가장 빼어난 장면이나 해당 인물의 가장 빼어난 대사를 골라 내어, 위엄이건 자만이건, 애틋함이건 회한이건, 어떤 감정도 한결같이 멋지게 표현해 낸 것이다. 실제로 연극을 보는 듯했다. 연극이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안겨 주는지 패니에게 처음 알려 준 것이 바로 그의 연기였는데, 이제 낭독을 듣고 있자니 그가 했던 모든 연기가 눈앞에 되살아났다. 아니, 어쩌면 그때보다 더 즐겁기도 했으니, 뜻밖에 주어진 기회인 데다 그가 버트럼 양과 한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볼 때와 달리 불편한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다. (485-486)
한편, 『노생거 사원』에서 제인 오스틴은 당시 유행했던 고딕 소설의 열풍이 어떤 것이었는 잘 보여준다. 제인오스틴은 소설을 옹호하지만, 18세기 말에 영국 전역을 휩쓴 고딕소설 열풍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비판하려 한다. 고딕 소설이 인기를 끈 것은 당시 순회도서관의 영향이기도 하다. 순회도서관 운영자는 저렴한 가격에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소재의 이야기를 쓸 작가를 자체 섭외해서 책을 쓰게 했고 그 책들을 순회도서관의 서가에 채워넣어 독자들을 끌어 모았다. 독자들이 빨리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은 이국적인 설정, 초현실적인 사건 전개, 폭력에 대한 집착 등을 다룬 고딕 소설들이다. 『노생거 사원』에서 주인공 캐서린 또한 이러한 고딕 소설에 심취해 있는데, 앤 래드클리프의 『유돌포성의 비밀』, 『이탈리아인』 등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이들 소설에서 보여주는 끔찍한 이야기들에 빠져드는 모습으로 나온다.
"캐서린, 오늘 아침 내내 뭐 했어? 『우돌포』는 좀 읽었어?"
"응 일어나서부터 계속 읽었어. 검은 베일까지 갔단다."
"정말? 멋져! 오! 검은 베일 뒤에 뭐가 있는지 세상 없어도 얘기하지 않을거야! 너무너무 알고 싶지 않아?"
"아! 그럼 당연하지. 어떻게 돼? 아니, 말하지 마. 절대 듣지 않을래. 해골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분명 로렌티나의 해골일거야. 아이! 이 책 너무 좋아! 이 책 읽으면서 평생을 보내고 싶어. 너하고 만나는 일만 아니었다면 세상을 다 준다해도 손에서 놓지 않았을 거야. 정말이야."
"아이 참, 정말 고맙다, 얘. 그리고 『우돌포』를 끝내고 나면 우리 『이탈리언』을 같이 읽자. 너 주려고 같은 종류의 소설 목록을 열두 개쯤 뽑아 놓았어."
"그랬어, 정말? 너무 좋아! 그게 뭔데?"
"제목을 바로 읽어 줄게. 여기 내 수첩에 목록이 있어. 『울펜바흐의 성』, 『클러몬트』, 『비밀의 경고』, 『검은 숲의 네크로맨서』, 『한밤의 종소리』, 『라인강의 고아』, 『끔찍한 미스터리』야. 이 정도면 꽤 버티겠지." (46~47)
『에마』에서 에마 우드하우스는 마틴 씨를 낮추어 보면서 그가 해리엇 상대가 안된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가 독서에는 관심도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자 해리엇은 그가 읽는 책들을 거론하면서 독서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그를 옹호한다. 그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에마가 캐묻자 해리엇 스미스는『웨이크필드의 목사』는 읽었지만,『숲의 로맨스,『사원의 아이들』등은 읽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숲의 로맨스』는 래드클리프가 쓴 고딕 소설이고, 『사원의 아이들』은 로시가 쓴 고딕소설이다. 이 대화에서 해리엇은 고딕소설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틴 씨는 자기 사업밖에는 모르는 사람이 아닐까 싶네. 독서는 안하지?"
"아니요! 제 말은, 안 한다는... 잘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독서를 많이 하는 것 같던데... 그렇지만 아가씨가 보시기에 대단한 책은 아니고요. 『농업부 보고서』나 그런 책들을 읽는데, 창가 의자에 놓아두곤 해요. 그러나 이런 책들은 모두 혼자 소리 없이 읽지요. 그렇지만 가끔 저녁때, 모두 카드놀이를 하러 가기 전에 『명문 선집』의 일부를 소리 내어 읽어 주기도 하는데요, 아주 재미있어요. 그리고 제가 알기론 『웨이크필드의 목사』도 읽었고요. 『숲의 로맨스』나 『사원의 아이들』은 읽어 본 적이 없고요. 제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대요. 그렇지만 지금은 최대한 빨리 구해 볼 작정이라고 해요."(43)
이상의 몇 소설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제인 오스틴은 당시 여성들에게 유행한 고딕소설, 낭만주의 문학의 열풍으로 윌리엄 쿠퍼와 월터 스콧 등의 시인들의 시에 큰 관심을 갖고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패니가 버트람 부인에게 읽어준 셰익스피어 희곡 들도 집중하여 읽었던 듯 하다. 독서대중의 증가로 독서는 당시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취미였다.당시 중산층 사람들은 읽은 책을 지인들과 나누고, 인상깊은 구절을 서로 낭독해 주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제인 오스틴 책들에서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