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다시 본 건
여름날 경주 불국사를 가던 길이었지.
한 여름 더위에도 지치지 않고 한들한들
내 기억의 문을 두드리네.
천역덕스럽게 기웃기웃
베롱 나무가 있던 집의 아이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베롱 꽃처럼 손을 흔들던 아이
한겨울 우리 집에 이사 올 때
처음에는 몰랐어. 창가에는 소나무만 있는줄 알았지.
저 멀리 모퉁이의 베롱나무
내 마음 속으로 스물스물,
다시 일어나봐
장미가 지고
수국이 졌는데,
베롱 꽃이 환하게 웃어주네
고향 집 앞마당에 베롱나무를 심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