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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Jan 24. 2024

아빠와 함께 보물섬으로 13

13. 코모도 국립공원  (인도네시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코모도왕도마뱀      

  

- 이 국립공원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왕도마뱀으로 유명한 곳인데 5700마리 정도가 살아. 길모리모통에 100여마리, 린차에 900마리, 코모도에 2900마리. 

- 혹시 악어가 아닌가요?

- 섬 주민들은 육지 악어라고도 부르는데, 왕도마뱀과에 속해. 둘 다 공룡의 후손인데 진화에 대해 연구할 기회가 될 거야. 길이가 보통 3미터, 무게가 136킬로그램까지 자라. 파충류 중에서는 가장 크지. 머리는 납작하고 꼬리는 길고 두꺼워. 혓바닥은 갈퀴모양이고


- 쥐라기 공원의 공룡처럼 무서워요. 뭘 먹어요? 사람을 습격하지는 않고요?

- 동작이 빠르고 이도 날카로워. 공격 장면을 보면 무시무시하지. 코모도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구부러진 이가 60개나 되어 먹잇감을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아. 치명적인 독이 있다고 해서 알려졌는데 그렇지는 않아. 독은 없고 감염을 일으키기는 해. 다른 파충류처럼 멧돼지, 물소를 잡아먹고 사는데 티모르 사슴을 가장 좋아하지. 그런데 이 무시무시한 놈 덕분에 하얀 깃털에 머리꼭지가 노란, 희귀 앵무새, 유황앵무가 울창한 계곡에서 번영을 누리며 산다고 하는구나. 한때 400마리도 안 되었는데 지금은 1100마리도 넘는다고 해. 

- 코모도왕도마뱀이 어떻게 했는데요?

- 덤불에 코모도 용이 있을까 무서워 앵무새한테 감히 가지 못한 거지. 


- 공생관계네요. 악어와 악어새, 산호와 갈충조처럼요. 

- 그래. 코모도 국립공원은 총 29개의 화산섬이 있어. 플로레스섬 해안가와 코모도, 파다르, 린차라는 세 개의 큰 섬과 26개의 작은 섬, 사페 해협 주변의 바다로 이루어져 있어. 화산섬이라 토질이 안 좋고 가팔라. 물도 적어 농사짓기 어려워. 그래서 대부분 주민들이 고기잡이를 하며 살았는데 코모도왕도마뱀이 유명해지면서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했어. 

- 코모도왕도마뱀을 보려면 무서워서 어떻게 해요?

- 하하, 여기를 구경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고, 일부 지역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그리고 인도네시아 정부 자연보호국 직원이 동행해야 해. 코모도 레인저라고 부르는 희귀생물을 보호하는 공원감시원이야. 거리가 있으면 그리 위험하지 않아. 레인저들이 막대기를 들고 휘두르면 코모도들이 도망가니까. 


- 주민들이 많이 살아요? 무섭지 않은가 봐요?

- 지금은 코모도왕도마뱀이 마을의 가축을 습격하는 등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지만 그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어. 1100명 가량의 주민들이 사는 작은 마을이 있어. 이들은 사냥을 하며 살았는데 나름대로 코모도왕도마뱀과 잘 지냈어. 사슴이나 멧돼지를 잡은 후 코모도왕도마뱀 몫을 남겨주었거든. 

- 코모도왕도마뱀이 사나워진 이유가 있군요. 관광객은 많이 와요?

- 주로 6~9월의 건기에 찾아오는데 1980년에 100명이었던 관광객이 1990년에 1만 5000명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


- 도마뱀을 보려면 어디로 가요? 

- 코모도국립공원과 주변에 플로레스 섬에서만 발견되고 있어. 파다르섬에도 살았는데 사냥으로 먹잇감이 사라지면서 1970년대 이후로 멸종되었지. 린차섬에 가면 자연스럽게 볼 기회가 많아. 트래킹을 하다 보면 초원이 우거진 곳에 코모도가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야생물소, 열대조류와 다른 생물도 볼 수 있고. 티모르 사슴은 코모도가 좋아하는 먹잇감이야.

- 기후는 어때요?

- 인도네시아는 대부분 열대우림기후대라 정글이 울창한데 여기, 소순다 열도만은 좀 달라. 호주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계절풍 탓에 덥고 건조한 사바나 기후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는 우리의 여름을 생각하면 쉬울 거야. 이런 기후 덕분에 코모도가 살기 좋은 곳이 되었지.


- 이런 기후가 식물에게는 별로일 것 같아요.

- 맞아. 건조하고 돌이 많아 식물들은 풀이나 나무들이 있지만 다양하지 않아. 오히려 해양지역이 풍부하고 볼 것이 많아. 해초, 산호초, 맹그로브 숲이 비중 있게 차지하고 있어.

- 그럼 바다에 볼 것이 많겠어요?

- 그래. 카나와 섬의 스노클링이 유명해. 물이 깨끗하고 다양한 바다 생물을 볼 수 있어. 산호초가 거센 파도를 막아주어서 바다가 잔잔하고. 

- 산호초도 대단하군요.

- 격한 조류와 소용돌이가 인도양의 깊은 바닷속 영양물질을 가져와. 그래서 열대어와 산호초가 살기 좋아. 어쩌면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 군락이라고 할 수 있어. 모양이나 색깔이 얼마나 휘황찬란한지 눈으로 직접 보면 입이 쩍 벌어지지. 산호초는 260 종에 달해. 그밖에 스펀지가 70종, 크라운피시, 나폴레옹 피시, 큰바다달팽이, 갯민숭달팽이가 살아. 참돌고래도 볼 수 있고.


- 스펀지라면? 네모바지 스펀지 밥이요?

- 네가 저녁 먹을 때마다 보던 만화 영화 아니야. 과거에 수세미로 썼던 해면을 말하는 거야.

- 어떻게 이런 곳이 만들어질까 싶어요. 

- 붉은 산호가 퇴화하면서 생긴, 핑크 비치라는 곳도 있어. 부드러운 분홍색을 띤 반짝이는 7개 해변 중의 하나야. 푸른 하늘 아래 깨끗하고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고, 해변의 모래는 핑크빛이고 언덕은 짙푸른 맹그로브라고 생각해 봐. 너무 환상적이지 않니?


- 박쥐 섬도 있다고 들었는데.

- 아, 깔롱 섬 말이구나. 거기에서는 해가 질 무렵이 되면, 다시는 잊을 수 없는 매혹적인 경관을 목격하게 된다고 하네. 시간이 18시를 가리키면, 맹그로브 숲에서 살던 큰 박쥐들이 황혼빛에 물드는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고 해. 한 마리도 아니고 수천 마리가 하늘을 메운다고 하니 볼 만 하다는 거지.

- 여기는 갈 곳이 많아 좋아요. 상어나 듀공, 만타가오리를 보면서 먹다이빙을 할 수도 있고, 하이킹을 하다가 검정 하양 분홍의 3색 모래 해변을 내려다보면 만나 한순간 숨이 막히면서, 저절로 사진이 찍고 싶어지는 파다르섬도 있고. 

- 이곳은 밀렵으로 인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데 듀공이 매우 위험하고, 향유고래와 대왕고래도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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