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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Feb 07. 2024

15.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15.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썰물에 노출된 긴 암초  (필리핀)    



- 이번에는 필리핀 팔라완주에 있는 또 하나의 자연유산으로 가보자. 푸에르토 프린세사로부터 150킬로미터 떨어진, 술루해 한 가운데 떠 있는 화산섬으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중인데 산호들만 햇빛을 향해 자라고 있어. 기상이 좋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라 더 잘 보호된 곳이고. 

- 산호가 자라는 곳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용궁이 있다면 산호초 바다 속에 있을 것 같아요. 

- 맞아. 북쪽에는 바다새가 많이 살아 버드아일랜드라고도 하는데, 붉은발부비, 갈색발부비, 검은등제비갈매기, 큰제비갈매기 등. 호수(초호)의 모래언덕(사구)에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오고. 

- 그러면 토끼는 어떻게 올 수 있을까요?

- 다이빙 하는 사람 속에 숨어서 올까 모르지. 투바타하에는 2개의 환초, 남쪽과 북쪽의 환초, 새로 만들어진 미니어처 산호섬 제시 비즐리 산호초가 있어. 남쪽 산호초도 얕은 호수(초호)를 에워싸고 있고, 라이트하우스라는 등대가 있어. 바다새와 바다거북의 산란처로 이용되고. 해저 100m 깊이까지 이르는 수직 벽, 넓은 산호초 평원과 심해지역까지 오염되지 않고 해양 생물이 다양해. 

- 외딴 곳에 있어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웠나 봐요.

- 술루해라는 바다 망망대해에 있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가기도 어려워. 울릉도에서 독도 가려다가 날씨가 좋지 않아 가지 못하고 돌아온 사람들 생각하면 쉬워. 다이빙 하러 가는 사람들도 매년 3월말에서 6월초에만 리브어보드 보트를 이용해 들어간다니까.

- 스노우보드는 아는데 리브어보드가 뭐예요? 강에서 타는 보드인가요?

- 흐흐. 리브어보드(Liveaboard)는 배 타고 다이빙하는 거야. 쉽게 말하면 그 용도로 만든 크루즈선이라고나 할까?

- 아빠도 잘 모르시는구나.

- 다른 배는 다 타봤는데 그 배는 아직 못 타봤구나.

- 여기는 산호초가 많이 자라는군요.

- 그렇지. 산호 삼각지대에 속한데 세계 산호 종 약 절반이 여기에 살아.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브레인코랄 스타코랄 잎 끝을 오무렸다 폈다 하는 연산호 일종인 펄싱제니아, 산호초 폴립을 먹는 엔젤 피시, 버터플라이 피시. 회초리산호, 트리코랄, 카네이션코랄, 부채산호 등등.

- 산호에 대해 더 알려주세요.

- 대형 부채산호들이 무지하게 많아. 절벽에 붙어 군락을 이루고 살기도 해. 안티아스와 담셀피시가 그것을 방패삼아 숨기고 있고. 배너피시는 부채산호에 붙은 부착물을 먹고 살지. 항아리 해면도 살고, 태양이 비치는 연산호의 모습은 눈이 부실 정도지.

- 안티아스와 담셀피시요?

- 안티아스는 색상도 화려하지만 몸짓이 현란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깃털이 날리는 것 같은 지느러미가 사랑스럽지. 산호들 사이 구멍에 사는 것은 주로 붉은 색이야. 조류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져서 그것을 보면 혼이 나갈까 무섭지. 담셀피시는 말이야.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아빠는 얼룩말처럼 줄무늬가 있는 스트라이프 담셀은 본 적이 있어.

- 거북이도 산다고 했잖아요.

- 여기는 거북이가 알을 낳고 쉬며 새끼들이 어린 시절을 보내는 곳인데 취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이나 대모거북이 살아.

- 산호초에 바다생물도 많이 사는데 어떤 게 있어요?

- 참치, 쥐가오리, 꼬치고기, 멸종 우려가 있는 나폴레옹놀래기도 살고. 고래, 뱀상어, 고래상어도 있고. 원양성 어류인 꼬치고기, 트레발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화이트팁암초상어가 살고 있어. 돌고래 떼가 한 번씩 나타나 축제를 벌이기도 해.

- 화이트팁상어요? 이름도 어려워요.

- 우리말로는 백기흉상어라고 하는데 몸길이가 1.5미터 정도. 성질이 좀 난폭한데 산호초 비좁은 곳에 살다가 밤이면 장어나 열대어, 곰치 같은 고기를 잡아먹어. 

- 북쪽에 많이 산다던 새들은요?

- 새섬과 남섬에 텃새가 7종,  위기종 바닷새들이 알을 낳고 살아.  흰배군함조도 정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투바타하에 다녀 온 사람들이 다들 그래. 이렇게 건강하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산호초는 처음 본다고.

- 어떤 산호가 건강한 산호인가요?

- 먼저, 어린 산호가 많이 자라는 곳. 바위에서 서로 다른 산호들이 막 경쟁하듯이 자라고 있어야 해. 산호초 주위에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북적거리고 살고 있는 곳이야. 엔젤피시나 버터플라이피시 무리가 많아야 해. 그래야 산호초 폴립을 먹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산호초가 빽빽하고 자라고 있어야 돼. 

- 아하, 그렇군요. 

- 그런데 건강하고 생생한 산초가 사는 데는 여러 사람의 노력이 컸다고 해. 1980년대 남획도 심하고, 다이너마이트나 청산가리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 바람에 훼손이 심했어. 그래서 다이빙커뮤니티나 환경운동가들이 캠페인에 나서 해양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어. 이후에도  24시간 불법 포획을 감시하고, 산호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연구했고. 

- 대단하신 분들이군요.

- 그 덕분에 1998년, 2010년 어마어마한 백화현상을 겪고도 스스로 치유해서 원래 모습을 찾았다고 해. 이때 호주 대보초 산호들은 어땠는지 알아. 반 이상이 백화현상을 겪고 죽기도 했지.

- 캠페인 구호가 무엇이었어요?

- 영어로, We all live connected, relying on each other!! 이었을 거야. 

- 무슨 뜻인가요? 독불장군은 없다는 말이지요.

- 비슷해. 우리는 모두 서로 의존하며 연결된 채 산다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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