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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Feb 21. 2024

17. 우중쿨론 국립공원

17. 우중쿨론 국립공원  (인도네시아)    


- 2020년 9월 경 인도네시아에서는 자바섬 서쪽 끝 우중클론 국립공원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자바코뿔소 새끼 2마리가 발견되었다고 떠들썩했어. 한때는 몇천 마리에 이르렀지만 2010년 베트남에 남아있던 자바코뿔소가 밀렵으로 사라진 후 인도네시아 우중쿨론에만 남아 있어. 여기가 마지막 야생 서식지인 셈이야. 

- 누가 코뿔소 새끼를 발견했나요?

- 아니야. 당국에서 설치해 놓은 CCTV에 잡힌 거지. 새끼 2마리 중 암컷에게는 ‘헬렌’, 수컷에게는 ‘루터’라는 이름이 붙여졌대.


- 자바코뿔소는 어떻게 생겼어요?

-  자바코뿔소는 외뿔코뿔소라고도 하는데 수컷 코뼈 위에 뿔이 하나 있어. 몸은 3미터 정도 되고, 몸무게가 2톤이나 나가는 코뿔소도 있어.

-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가 뭘까요? 

- 코끼리 상아처럼 장식용 제품을 만들거나 한약재로 쓰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잡은 거지. 항암에 효능이 있다는 잘못된 정보도 있었고. 지금은 7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

- 아, 그러면 강력하게 단속을 해야지요.

- 맞아. 이 국립공원에 들어가려면 일단, 인도네시아 자연보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해. 밀렵꾼 때문에 현지인, 외국인을 막론하고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일부만 개방을 하고 있고.


- 여기가 우중클론 국립공원이군요. 

-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자연 생태계 지역 중 하나야. 자바 호랑이가 마지막까지 살았던 곳이고.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남단에 있는데 우중쿨론이라는 이름이 서쪽 끝이라는 뜻이야. 우중쿨론반도와 푸창·파나이탄·한두룸 등 네 섬, 주변 바다가 포함돼. 참, 산호초가 많은 순다해협도 포함되는구나. 

- 다른 동물은 없어요?

- 있지. 우리가 사진이나 TV에서만 보던, 자연의 모습 그대로 볼 수가 있지. 자바몽구스, 자바긴팔원숭이, 자바잎원숭이, 은색잎원숭이, 게자비원숭이, 표범살쾡이, 들개, 사슴, 사향고양이. 다양한 개구리와 두꺼비, 악어, 비단구렁이, 바다거북이 살아. 동식물을 합치면 1천종이 넘어. 그밖에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곤충과 바다생물이 사는 자연의 보고라고 할 수 있지.


- 참 희귀동물 하나 더 이야기해 줄게. 공원에 열대식물이 많은데 야생 소 중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들소 반텡도 살고 있어. 엉덩이에 큰 흰색 반점이 있는데 초식동물이라 풀이나 사초, 과일 등을 먹어. 인도네시아 국가상징의 방패 왼쪽 위에도 반텡의 머리가 있어. 

- 딱 들어보니, 멸종 위기 동물이군요. 열대우림기후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동물이 많아요. 

- 열대해양성 기후라고도 하는데 연평균 기온이 25~30, ℃연강수량이 3200밀리미터 정도야. 10~4월에 많은 비가 오고 북서계절풍이 불어. 우리나라는 연평균 기온이 12.8℃이고 연평균 강수량이  1,242mm야. 여름에 장마와 태풍이 발생하고 강수량의 50~60%가 집중되지.

- 사람은 살고 있나요?

- 가만, 사연이 있단다. 1883년 크라카타우 화산이 폭발했는데 여파로 거대한 파도가 발생했어.

- 쓰나미요.

- 맞다, 쓰나미. 어마어마한 쓰나미가 덮쳐 서부 반도 해안 지역 마을과 농경지가 사라지고 그 위를 30센티미터 두께의 화산재가 덮어버렸어. 그 후로 다시는 사람이 살지 않게 되었지.


- 얼마나 대단한 폭발이었으면 그렇게 되었을까요.

- 당시에도 크라카타우 섬은 맹렬한 화산 폭발 때문에 잘 알려진 곳이었어. 416년, 535년, 1680년, 세 번이나 폭발이 일어났으니까. 그런데 1883년 8월 화산 폭발은 어마어마했어.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커다란 굉음을 내며 폭발을 일으켰는데, 폭발음이 얼마나 컸던지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1만3000배나 더 소리가 컸다고 해. 

- 섬은 날아갔겠지요?

- 그래, 화산 봉우리 세 개가 몇 달간 우르릉대고, 증기를 분출하더니, 마침내 네 차례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어. 연이어 30미터가 넘는 해일이 일어나 3만 5천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연기와 재의 기둥이 대기 중으로 솟구치고, 섬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뜨거운 재가 하늘에서 쏟아져 수천 명이 즉사하고, 남아있던 생물들, 사람이 사는 정착지도 모조리 쓸려가 버렸던 어마어마한 재앙이었지. 

- 기후에는 변화가 없었나요?

- 세계 평균 기온이 1.2도 떨어졌어. 날씨는 오락가락 혼란스럽고. 하늘 높이 올라간 화산재와 가스 때문에,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일몰 광경을 볼 수 있었대. 뭉크의 <절규>에 나오는 일몰 풍경이 바로 그거야. 이후 이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학자들이아주 자세히 보고 조사도 하고 있어.


- 그 후에는 화산폭발이 없었나요?

- 없을 수가 없지.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이면서 지진이나 강진이 일어나는 알파이드대이기 때문이지. 2018년 12월, 화산 쓰나미가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을 덮쳤는데 희생자가 430명이나 나왔어. 크라카타우 화산이 사라진 자리에 생긴 아낙 크라카타우가 분화하면서 해저 산사태를 일으켰기 때문이래. - 무서워요. 우리나라 백두산도 100년 주기로 폭발한다는데.

- 너무 걱정하지 마. 화산이 폭발한다고 해서 다 죽는 것은 아니고, 백두산보다 더 위험한 화산도 많아. 대비는 해야겠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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