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대한 말
우리말 둘레길 –7 잠에 대한 말
언제부터인가 안개 끼거나 비 오는 날에는 자동차의 미등과 전조등을 켠다. 아직도 라이트 켜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지만 유럽에서는 2011년부터 교통사고예방에 효과적인 주간주행등을 의무적으로 장착하고 있다. 교통사고를 줄일 뿐 아니라 차량이 쉽게 눈에 띄어 보행자들 또한 조심하게 된다고 한다.
비 올 듯 흐린 날, 작동 가는 길 위에서 한 대의 고급 승용차를 만났다. 비상등도 켜지 않고 서 있어 잠시 기다리는데, 곧 차를 비켜주며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라이트를 끄라는 신호를 보낸다. 운전자를 보니 머리가 하얗다. 칠순이 넘어 보인다. 그 분은 아마도 시대가 변했음을 모르는 듯했다. 과거에는 차량 수도 적었지만 행사 차량이나 긴급 차량이 아니면 낮에 전조등을 사용할 엄두를 못 냈다.
사람은 사십 이후가 되면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어렵다는 말도 떠오른다. 아마도 그 분은 가난하게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은 내 아버지 세대이고, 권위주의와 황금만능주의 시대를 지나왔을 것이다. 북한에 관해서는, 정부가 말하는 것을 무조건 믿어야 했던 레드 콤플렉스 세대이다. 오로지 자식들 용 만들기 위해 삶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세대이기도 하다.
이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라이트를 켜자. 우리는 터미네이터가 아니다.
이번에는 잠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 괭이잠 :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면서 자는 잠
. 나비잠 :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 갈치잠 : 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모로 끼어 자는 잠
. 꽃잠 : ①깊이 든 잠 ②신랑 신부의 첫날밤 잠
. 돌꼇잠 : 한자리에 누워 자지 않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자는 잠
. 등걸잠 : 옷을 입은 채 아무것도 덮지 않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
. 도둑잠 : 자야 할 시간이 아닌 때에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자는 잠
. 노루잠 : 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 놀라 깨는 잠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술래가 된 사람이 빙 둘러앉은 사람들의 뒤를 돌다가 어떤 한 사람 뒤에 수건을 놓고 한 바퀴 돌 때까지 자기 뒤에 수건이 있는지 모르고 앉아 있으면 그 사람이 술래가 되는 놀이는, 손수건 놀이가 아니고 ‘수건돌리기’랍니다. 7080시대 배경의 영화나 드라마 중에 나옵니다. 연인들이 서로의 마음을 은근슬쩍 표현하기도 하지요.
2) 옛날 아이들은 팽이를 스스로 깎아 놀았는데, 팽이 돌리기가 아니고 ‘팽이치기’라고 합니다. 팔방놀이가 아니고 ‘사방치기’입니다. 사방치기는 돌차기, 깨금집기, 목자놀이라고도 합니다. 방언으로 팔방놀이, 망까기, 오랫말놀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목자치기라고 한 것 같은데. 마빡이 노래가 생각납니다.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3) 여름에 아휴, 덥다 하며 손바닥을 펴서 부채 삼아 부치는 일은 ‘손부채’라고 합니다. 또 햇볕을 가리기 위해 손을 펴서 이마에 대는 것은 ‘손차양’이라고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