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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신 Sep 22. 2024

꽃이 피려고

에필로그

꽃수레에 식물들을 좀 키우다 보니 알게 되었다.  꽃식물들은 춥고 목마르고 죽을 듯 극한 상황을 견디면 꽃을 피웠다.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마음이 지치고 현실이 힘들 때는 꽃이 피려고 아픈 것이다.


마음이 부지런히 생각으로 변해 글이 될 때 문득 모든 사람들의 삶이 꽃처럼 느껴졌다. 꽃이 식물의 청춘이듯 사람들이 무리 지어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온 시간들 안에는 켜켜로 쌓인 이야기들이 있다. 현재를 이루었고 현재가 통과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시간 속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미 먼 곳으로 떠난 사람들과 아직 태어나지 못해서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내게 씀이란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고자 시간을 잡아보는 행위다. 마음이 바빠지면 몸은 잠시 쉬었다가 생각을 따라나선다. 살아온 삶을 몆 가지 이야기만으로 정리할 수는 없다. 내게 던지는 질문들 몇 가지를 하다 보니 질문 안에 스며있는 답이 이야기가 되어 내 삶을 이루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꽃처럼 살아온 이야기들을 모두 쓸 수는 없지만 시간의 점들을 연결해서 징검다리를 놓을 수는 있다. 이 징검다리를 따라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시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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