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운동을 해라.”, “젊을 때 운동 안 하면 늙어서 고생한다.”, “20대에 키운 근육이 평생을 간다.” 등등 이런 말을 듣고 나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그때 한 5초간 뿐이지만) 나는 운동과 아주 질기고 복잡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성인이 되고 난 후 내가 처음으로 시작한 운동은 스피닝이었다. 학생 때는 왕실 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겨우 따라가며 운동을 했었다면 스피닝은 내가 자발적으로 시작해 본 첫 운동이었다.(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운동 센터를 등록하긴 했다.)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이 조금 신났다. 정확히 5분 뒤, 지금 당장 숨이 멎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숨이 차오르며 눈앞에 뵈는 것이 없어졌지만 말이다. 평소 같았으면 첫날 포기했겠지만 이미 3개월치의 돈을 낸 상태라 주 3일 저녁마다 겨우겨우 운동 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운동은 참 정직하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는다. (이 세상엔 생각보다 정직한 것들이 많이 없다.) 첫날 숨을 못 쉬었다면 둘째 날에는 숨을 쉴 수는 있었다. 셋째 날에는 노랫소리가 귀에 들려왔고 넷째 날에는 선생님의 동작이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에 몸을 맞춰 페달을 돌릴 수 있게 되었고 운동이 조금은 즐겁게 느껴졌다.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늘어났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정확히 세 달째 되던 날 신나게 페달을 굴리던 나는 노래 박자에 맞춰 페달을 돌리다 스피닝 자전거에 몸을 맡기지 못하고 발목을 삐어버린다.
스피닝 이후에도 나는 여러 운동을 시도했다. 헬스장을 다니다가 등록 기간이 다 지나버린지도 모르고 거의 한 달 만에 헬스장에 갔다가 도로 집에 돌아왔다. 핫요가를 하다가 현기증이 나서 바깥바람을 쐬러 밖으로 뛰쳐나간 적도 있다. 필라테스는 패기 있게 1대 1 레슨을 받았는데 두 번째 수업 후 코로나 접촉자로 분리되어 (한창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였다.) 어쩔 수 없이 수업을 취소했다. (운동과 나는 인연이 없나 보다)
한국에 와서 집 근처에 문화 체육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나는 7년 만에 스피닝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해봤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니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겼다.
“스피닝 해보신 적 있으세요?“
“네!”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운동은 정직하다. 정확히 5분 뒤, 나는 7년 전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