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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문장을 기록하는 이유

'가치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미숙함을 지나간다.'

by 투망고
KakaoTalk_20250803_001129088.jpg 25년/ 박지나작가/ 미술이야기


"노트를 열고 펜을 잡는 것은 가장 깊숙한 자신에게 가장 완벽하지 않은 형태의 일을 저지르는

최악의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가치라는 것, 김해경


나는 아직도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이 참 민망하다.
『가치라는 것』에 나온 이 문장을 읽고, 완전히 공감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이라는 형태로 기록을 남기면 그 ‘최악의 행위’를 하고 있는

나의 무식한 용감함에서 오히려 힘이 생긴다.


미숙한 사고의 나열을 지나야만 겨우 깨달음에 닿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디쯤 지나가고 있을까.
아직 다 지나지 못했더라도, 그 길 위에 서 있는 것만으로 이미 기쁘다.
지나가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세계,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었던

그 세계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요즘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연속성은 지속성을 만든다.
지속성을 유지하게 하는 힘은 인내이고,
그 인내를 감내하게 하는 동력은 의지다.
그리고 그 의지의 본체에는 ‘가치’가 있다.
가치를 위해 우리는 성장하려 애쓰지만,
동시에 변화하기 위해서도 가치가 필요하다.

가치를 탐구하는 이 과정이 흥미롭다.


가끔은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견디고 바라보는 일은, 어쩌면 예술가의 삶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미완의 문장과 함께 가치를 향해 나아간다.

KakaoTalk_20250816_001028253.jpg 25년/ 가치라는 것/ 미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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