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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인데 왜 깜깜해요?

'어색한 첫 대화, 그러나 분명히 시작된 소통'

by 투망고
KakaoTalk_20250922_185804924.jpg 25년/ 르네 마그리트/ 미술이야기

르네 마그리트의'빛의 제국'을 보여주며
“어떤 생각이 드니?” 하고 물었다.

잠시 바라보던 초등 1학년 아이는
“낮인데 왜 깜깜해요?”라고 되물었다.
초등 5학년 아이는
“뭔가 어색하고 우울해 보여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왜 이 작가는 이렇게 그렸을까?”
조용히 생각하던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환경은 좋은데… 내 마음은 우울해서 그렇지 않을까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신선했고, 또 충분히 공감되는 대답이었다.

짧게 초현실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두 아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지식을 전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싶었다.


이론이 뭣이 중요한가.
아이들과 나누는 이 순간이 더 소중하지.

KakaoTalk_20250922_185804924_01.jpg 25년/ 르네 마그리트/ 미술이야기

마그리트의 다른 작품을 보여주니
아이들은 곧장 요즘 유행하는 ‘이탈리안 브레인롯’과 연결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직 어색한 대화 속에서도
작품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시간이 꾸준히 쌓인다면,
언젠가 우리 안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그게 조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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