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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다, 그 말에 담긴 마음'

보여주기보다 해보기

by 투망고

우리는 종종 일상에서 어떤 장면이나 순간에 감탄하며 ‘예술이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만큼 감정적으로 깊이 닿거나, 아름답다고 느낄 때 흔히 나오는 말이다.

며칠 전, 매일 다니는 길목에서 석양을 본 아들이 “예술이다”라고 말하던 순간,

'석양'에 대한 지난 심정이 떠올랐다.

3년 전 부모님 칠순기념으로 함께 푸꾸옥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5살 둘째 아들부터 부모님까지 이것저것 신경 쓸게 많아 꼼꼼한 성격이 아닌 내가 꽤 오랫동안 세심하게 준비한 여행이었다.

검색하며 푸꾸옥의 석양이 예술이다라는 글을 많이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 '예술이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왔었다. 해변에서 석양의 빛으로 함께 모여 코코넛 주스를 마시던 여유,

시장으로 이동하던 길 낮은 건물들 사이에 비치는 석양의 빛이 고즈넉하게 느껴졌었다.

서울로 돌아온 다음 날, 출근길에 아파트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낯설게 느껴졌다.

매일 보던 풍경이었지만, 푸꾸옥의 석양을 떠올리며 그 일상적인 빛조차 고맙게 느껴진 아침이었다.


22년 성산동 즈음/ 미술이야기


오늘은 지난번, 충동적으로 신청했던 충남 지역의 예술가 지원사업 특강에 다녀왔다.

먼 길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기대 이상으로 많은 걸 얻고 돌아왔다.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꺼내어, 언어화하고 시각화하는 작업.

요즘 내가 시도하고 있는 그것과 닮아 있었다.

강의는 ‘완성형만 보여주려 하지 말고, 일단 시도하고 움직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 놓는 작업. 언어화시키고 시각화시키는, 내가 요즘 시도하고 있는 '그것'에 관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완성형만 보여주려 하지 말고 무언가를 실제로 해야 함을.

그것이 미숙하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자원 삼아 익숙한 것을 해체하고, 새롭게 실험해 보는 그 ‘과정’ 자체가 예술이라는 답을 얻고 왔다.

어쩌면 예술은, 누구나 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감히 시도했을 때 느껴지는 어떤 지점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이미 완성된 것이든, 아직 완성되어 가는 중이든 말이다.


KakaoTalk_20250714_204045371_01.jpg 문화예술기획자 최선영/ 25년 충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미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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