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일상의 소소한 걸음?이라고 표현해야할까.. 항상 누군가를 뒤쫓아가고 뒤쳐지지 않으려 급하게만 걷다가 온전히 나만을 생각하며 내 속도대로 걸을 수 있는 산책이 참 좋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유등천에 갈 수 있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좋지 않은 날이면 문뜩 그곳이 생각나 그곳을 거닐곤 한다. 부모님의 여자친구 만나러 가냐는 질문에는 괜히 걱정하실까봐 그런척 웃어 넘기고 나간 적도 몇번있다. (여기서 밝혀버려서 이젠 그냥 말하려고한다.)
이어폰을 꽃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귀가 터지도로 크게 틀어놓고 걷는 것도 좋고 가끔은
물이 흐르는 소리, 강아지들이 헥헥 거리며 주인과 뛰노는 소리, 자동차들의 경적 소리와 같은 일상의 소리를 들으며 걷기도 한다. 그렇게 하염없이 더 이상 날 괴롭혀오던 내 오랜 친구들이 지쳐서 날 따라오지 못할만큼 걷고나면 그제서야 우울과 슬픔이 옆에 없다는걸 확인하고 지친 다리를 위로하려 물가 앞 돌덩이에 앉아있곤한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고나면 난 다시 그들에게로 돌아간다. 그들과 함께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가는 방향에 그들이 있고 그렇기에 다시금 마주쳐야하니 말이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번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기를 소망할 뿐이다.
혼자만 걷는 것이 아니라 종종 여자친구와 같이 걷기도한다.
평소처럼 밥 먹고 카페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한적한 거리에서 손을 붙잡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말이다. 시시콜콜한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고 가끔은 진중한 이야기를,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한다. 그리고 내 친구들도 눈치는 있는지 여자친구와 함께 걸을때면 날 따라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걷는 데이트가 참 좋기도하고 기다려지기도 한다.
다들 본인들만의 세상에서 잠시 나갈출구를 갖고있을 것인데 나는 그게 산책일 뿐이다. 그렇다고 산책에 큰 의미를 두려하진 않는다. 산책을 대단한 것처럼 여기고 크나큰 의미를 부여하면 더 이상 예전처럼 가볍게 날 위로해주지 못할까봐서 그냥 산책으로 내비두려한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산책은 어떤 의미를 뛰는지, 아니면 여러분들을 세상에서 잠깐 나오게해주는 출구는 무엇이 있는지 묻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