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큐큐큐 Mar 27. 2024

곧장 실무 투입이 가능한 신입사원

당장 내일부터 업무 수행 가능합니다.

곧장 실무 투입이 가능한 신입사원



「당장 내일부터 업무 수행 가능합니다.」

내 자기소개서 자유항목 중 첫 소제목 부분이다.


나는 대학시절부터 학원 강의와 직업군인 생활을 통해,

행정업무를 전반적으로 할 수 있음을 강하게 피력했다.

공공기관에 지원했기에 좋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독이었을까?

정말 말 그대로, 입사 이튿날부터, 주무업무가 배정이 되었다. 


입사 이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원래는 내가 채용될 보직이 아닌 다른 팀으로 배정이 되었다.


이는, 

사수인 선배가 얼른 사람 안 뽑아주면, 

본인은 도저히 못해 먹겠다고,

소위 깽판을 쳐서 내가 배정이 됐다나...


그렇게 내가 온 뒤로 상당수의 많은 일을 던져 받게 되었고,

본인은 개인 취미활동을 그렇게나 열심히 했더랬다. 


규모가 작은 공공기관이었기에,

신입사원 입사교육 같은 프로그램은 전무했고, 

나는 말 그대로 곧장 실무에 투입되어 일을 쳐내가고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만일 신규 입사자 교육이 있는 조직에 갔더라면, 
지금의 내 삶이 달라졌을까? 
이후 이직에서도 교육, 인수인계 등은 전무하게 일을 헤쳐왔고, 
그로 인해 너무 빨리 지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4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매일의 야근과 주말 출근과 막차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랴부랴 퇴근하고 얼마 잠을 자지도 못한 채 또 일어나 출근하는 

입사 이후 첫 한 달의 생활에 나는 대학교 1-2학년 시절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너무 두려웠다. 

또 절벽으로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나는 곧장 회사 인근에 월세방을 구했다. 

그럼에도 야근이나 삶의 질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참 서글펐다.


그렇게 나는 계속 곪아가고 있었다. 





이전 09화 취업은 '켠킴에 왕까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